'사생결단' 전대 상처 깊은 승리…한동훈, 갈등 봉합 급선무

최악 폭로전은 한동훈號 계파 갈등 전초전?
원외 韓, 원내 세력도 열세…"당내 화합 필수"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2일 오후 경기 이천시 송석준 의원 사무실에서 열린 이천시 당원협의회를 찾아 연설하고 있다. 2024.7.22/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고양=뉴스1) 서상혁 기자 = 집권 여당의 새 수장을 맡게 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당선자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당내 갈등 봉합이 꼽힌다. 과거 친이·친박 극한 갈등을 방불케한 '문자 무시' '공소 취소' 등 최악의 폭로전은 한동훈호(號)에서 펼쳐질 이전투구의 전초전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 밖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개헌과 재의요구권 재의결 저지선을 간신히 확보한 소수여당, 그것도 원외 대표로서 거대 야당에 맞서 성과를 내야하는 책무를 안고 있다. 해병대원 특검법,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각종 공세 대응 등 한 대표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2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신임 당대표로 한동훈 후보를 선출했다. 한 후보는 62.8%를 득표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지지로 당 대표에 선출된 한 대표가 직면한 최대 과제는 내부 갈등 봉합이다. 그간 수면 아래 있던 당내 계파 갈등이 당 대표 선거를 계기로 불붙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번 전당대회는 앞으로 펼쳐질 계파 갈등의 '압축판'이었단 총평도 나온다. 나경원 후보와 친윤계를 등에 업은 원희룡 후보는 전당대회 초기부터 '제3자 추천 해병대원 특검법'을 매개로 한 당선자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특히 후보들은 한 당선자의 약한 고리로 지적되는 '당정 관계'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중반에는 한 당선자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사천' 의혹을 제기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막판엔 한 후보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폭로'가 기름을 부었다. 폭로 이후 당내 중진들의 단체 채팅방에선 한 당선자를 비토하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여권 안팎에선 한 당선자가 초기 당내 갈등 봉합에 실패할 경우 임기 내내 가시밭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더 나아가 조그마한 빈틈이라도 보이면 한동훈 체제 조기 전복 시도가 잇따를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당면 쟁점인 '제3자 해병대원 특검법' 해법 도출은 첫 시험대가 될 수 있다. 현재 야당 안에 대해선 한 당선자 역시 반대 입장이 분명하다. 그러나 야권이 한 당선자의 중재안을 수용하거나 그에 근접한 새 제안을 내놓는다면 당내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서 한 당선자의 정치력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해병대원 특검법은 대통령실과의 관계 개선 여부를 가를 중대 분수령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 부부는 물론 자신을 겨냥한 특검법 발의가 이어지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도 난제로 꼽힌다. 한 당선자가 후보 시절 내세운 각종 공약 이행 등도 당내 이견이 적지 않아 조율이 쉽지 않은 과제들이다.

여권 관계자는 "한동훈 지도부가 출범했지만 원내에선 아직 세력이 크지 않다"며 "어쨌든 아직 당내 주류는 친윤계 의원들이 많은데, 그간 한 대표가 이들의 의견과 배치되는 주장을 해온 만큼 협조를 해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과의 관계 역시 풀어가야 할 숙제다. 당내 갈등의 시발점이 대통령실과의 관계 악화라는 점에서 '제3자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한 입장 정리 등 고도의 정치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여권 중진은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하느냐에 따라 당내 갈등 해소 여부가 달려있다"며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할 인사를 앞으로 어떻게 포섭할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