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정체성' 집중 공세 펴는 국힘 전대…'당심' 겨냥 메시지
元, 김경률 의혹에 韓"사실이면 사퇴"…'색깔론' 제기도 나와
영남·전통 당심 겨냥 해석…과거엔 통했지만 이번엔 '회의적'
- 조현기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한동훈 후보를 향해 '보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통 보수 지지층을 겨냥한 공세라는 해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후보는 적극 반박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원희룡·나경원·윤상현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수사, 주변 인물 등을 집중 언급하며 한 후보의 '보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주로 보수 정당의 당대표 후보로서 이념 가치가 맞지 않거나 진보·좌파에 경도됐다는 취지의 지적이다.
원 후보는 전날(11일) 서울 중구 MBN에서 열린 2차 방송토론회에서 "한 후보는 여론조성팀 의혹, 사천의혹, 김경율 금융감독원장 추천 의혹, 이 3대 의혹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책임지겠나"고 말했다.
그는 또 한 후보가 친한(친한동훈)계인 김경율 회계사를 금감원장에 추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한 후보는 추천한 사실이 없다면서 만일 그 의혹이 사실이라면 "사퇴하겠다. 원 후보는 어떻게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원 후보는 이에 "책임지겠다"고 했다.
뒤이어 나경원·윤상현 후보도 한 후보의 검찰 재직 시절 수사를 거론하며 이념 정체성 공격을 이어갔다. 윤 후보는 "여자 대통령을 수갑을 채워서 30년 구형을 하고 1185억 추징금을 때리고 너무했다. 박 전 대통령 만났을 때 사과라도 개인적으로 하셨나"라고 물었다. 이에 한 후보는 "상당히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었다"고 답했다.
나 후보도 "국민들이 제일 답답해하는 것이 왜 이재명 대표 구속이 안 됐나.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을) 장황하게 읽으셨고 피의사실 공표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는데 왜 기각됐나"라고 비판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같은 당에서 장황하다고 말하니 당황스럽다"면서도 "영장은 사법부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한 후보를 향한 '색깔론'까지도 나왔다. 원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김경율·진중권을 거론하며 "정의당·참여연대 인사들과는 (소통이) 매우 활발하다"고 말했다. 이에 한 후보는 "원 후보야말로 운동권 출신 아닌가. 극렬 운동권"이라고 되받아쳤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한 후보를 향한 이같은 보수 정체성 공격에 '당심'을 겨냥한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념 논쟁에 당심이 움직일 가능성은 낮게 점쳤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전날 다른 후보들의 보수 정체성 거론 메시지는 영남 당심을 향한 메시지가 아니었나 싶다"며 "그런데 이념과 색깔 논쟁이 통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영남 당심은 '친윤'·'보수' 이렇게 2개로 설명할 수 있는데, 어제 후보자들이 보수를 꺼내든 것은 결국 영남 당심을 겨냥한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다만 박 평론가는 이런 공세에도 "누가 한동훈을 좌파라고 보냐"라며 "과거에는 통했지만,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굴러온 돌이라는 인식을 당원들에게 주기 위해 보수 정체성 언급이 어제 토론회에서 나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결국 핵심은 보수 정체성 메시지를 전달받은 전통적인 당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여부"라며 "통상적으로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은 '보수의 위기'일 경우 민심을 쫓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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