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처가 공천개입 의혹에 …한 "사실이면 정계은퇴"(종합)
원 "거짓 벗겨낼 것" 밀실공천·여론조성팀·김경율 등 공세 펴
"당직자보다 운동권하고 친해" 공세에 한 "김어준이 저를 지지?"
- 송상현 기자, 박소은 기자, 신윤하 기자,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박소은 신윤하 박기현 기자 =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로 나선 한동훈 후보가 11일 '밀실 공천(사천) 의혹' 등 공세를 이어간 원희룡 후보와 두번째 TV토론회에서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나경원·윤상현 후보 역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책임론 등을 제기하며 파상공세에 가담했다.
◇한, 사천 의혹에 "제 처, 어디 관여했냐" …원 "당무감사로 밝히자"
한 후보는 이날 MBN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2차 TV토론회에서 원 후보를 향해 "네거티브를 안 하고 정책선거를 하겠다고 여러 번 약속하더니 계속하고 있다"며 몰아세웠다. 이에 원 후보는 "네거티브가 아니라 검증"이라며 "가짜를 벗겨내기 위해 치열하게 검증하겠다"고 응수했다.
두 후보는 감정적인 언쟁을 주고받으며 팽팽한 신경전을 토론회 내내 이어갔다.
한 후보는 "제 가장 가까운 가족, 처가 공천 개입이라고 했는데 (근거를) 말해 달라"고 하자 원 후보는 "제가 지목하겠다. 이 모 전 서기관, 강 모 변호사, 그리고 현재 비례대표 의원도 계신다. 중간에 명단이 바뀌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이분들이 들어간 기준과 절차에 대해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 그때 공천 심사했던 5명 (이 외엔)"이라고 덧붙였다.
앞선 CBS보도에선 한 후보의 부인이 강세원 전 법률비서관실 행정관과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을 사천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한 후보가 "제 처가 관여된 부분은 어느 부분"이냐고 재차 따져 묻자 원 후보는 "제가 특정인을 아직 지명하지 않았다. 여러 명 중에 그와의 관련을 피하고는 도저히 설명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합리적 의혹이 있어서 말씀드린 것"이라며 "객관적인 당무감사를 하면 다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 후보는 "김의겸 씨는 녹음이라도 틀었는데 원 후보는 김의겸보다 못하다"며 "(의혹 제기 후) 다음으로 넘어가고, 다음으로 넘어가고 이런 식의 구태정치를 그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원 후보는 "이런 식으로 거짓말로 몰고 가는 게 구태"라고 응수했다.
원 후보는 "장동혁(의원)과 또 다른 심사위원 3명 등 아주 극소수가 면접 채점표라든가 공천 자료에 대해 당 사무처 직원들의 실무적 보조를 다 배제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그냥 뇌피셜(혼자만의 생각)"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원 후보는 "당무 감찰이 되면 제 자료와 진술을 당에 제출할 테니 당무 감찰을 같이 받자"고 제안했고 한 후보는 "지금 얘기하라. 선거 앞두고 오물을 뿌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말씀하신 CBS 기사가 원(본으로) 갖고 있는 자료냐"며 "말씀하신 두 명과 제 처가 아는 사이, 일면식이라도 있다면 정계에서 은퇴하겠다"고 응수했다.
◇원, 김경율·여론조성팀·정체성 논란 공세…격렬한 말싸움 이어지기도
이후에도 원 후보가 한 후보를 향해 각종 의혹 공세를 쏟아내면서 두 사람 간의 감정싸움은 격화했다.
한 후보는 총선에서 한 후보가 영입한 김경율 비대위원을 금융감독원장으로 추천했다는 의혹에 대해 원 후보가 묻자 "추천한 적 없다. 허위사실을 유포하지 말라. 누가 추천한지 안다"고 했다. 이에 원 후보가 "이게 만약 거짓말이면 어떻게 책임질 거냐"고 묻자 한 후보는 "확실하니까 말씀드린다. 사퇴하겠다"고 선을 그은 후 "원 후보는 어떻게 책임질 거냐"고 묻기도 했다.
한 후보는 법무부 장관 시절 사설 여론조성팀을 운영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저와 무관 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원 후보가 "여론조성은 불법이다"라고 지적하자 "고발하시지 그러냐"고 맞받아쳤다.
한 후보는 "비대위원장 시절 여의도연구원에 이미지 조성을 왜 시켰냐"는 원 후보의 의혹 제기에는 "당시 우리 총선 전략은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를 한동훈 대 윤석열 구도로 바꾸는 거였고 그에 대한 조사인데 뭐가 문제가 되냐"고 따졌다.
또한 한 후보는 당내 지자체장이나 당직자들과 소통하지 않고 김경율 전 비대위원, 진중권 교수 등 정의당 참여 인사들과 연대가 활발하다는 지적에는 "그 증거가 어디서 냐오냐"며 황당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어 원 후보를 향해 "김경율, 진중권이랑 저보다 소통을 많이 하는 것 아니냐"고 응수했다.
한 후보는 또한 "김어준, 유인태 등이 한 후보를 열렬히 지지한다"는 주장에는 "김어준이 저를 지지한다고요?"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후보의 곁에 운동권, 좌파 등이 많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원 후보를 향해 "원 후보야말로 운동권 출신 아니냐. 극렬 운동권"이라고 반격하기도 했다.
◇나경원 "韓 이재명 구속영장 기각 책임"…윤상현 "박근혜 30년 구형, 사과는?"
나경원 후보와 윤상현 후보 역시 한 후보를 향해 집중 공세를 폈다.
나 후보는 지난해 9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에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후보에게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후보는 "나 후보도 판사 출신이신데, 영장이 왜 기각됐냐는 물음은 의문"이라며 "제가 영장(청구서)을 받아본 결과 영장이 나와야 한다고 보고 (국회에) 체포동의안을 올린 것"이라고 답했다.
윤 후보는 한 후보가 검사 시절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한 것이 공공선 추구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한 후보는 "그 사안에 대해선 굉장히 많은 분들이 관여를 하셨고 가슴 아픈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지지자들이 탄핵의 강을 건넜는데, 이 선거를 앞두고 다시 탄핵의 강으로 들어오려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에게 개인적 사과 의향을 묻는 말에는 "저는 제가 관련이 있었던 사안에 대해서 처벌받거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모두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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