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오라" 민주, 국힘 "탄핵 청문 철회부터"…가을 국회 개원식?

민주 "여당 반대에 무산" 국힘 "현재 개원식 상상 못해"
민주 상임위원장은 '입법강행 폭주' 국힘은 '개점휴업'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외벽에 걸린 제22대 국회 개원 대형 현수막이 철거되고 있다. 거대 야당 주도로 '채상병 특검법'이 처리되며 여야의 대치가 격화, 지난 5일로 예정됐던 22대 국회 개원식은 무기한 연기됐다. 2024.7.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제22대 국회 일정이 야당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강행과 여당의 반발 속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야당은 '일하는 국회'를 강조하며 개원식 개최를 요청했지만, 여당은 '위법 청문회'라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15일 국회 개원식 개최를 두고 협상을 이어왔지만 사실상 무산됐다. 여야의 극단 대치로 국회 개원식마저 무기한 연기되는 유례없는 일이 현재 진행형이다. 여야는 책임을 서로에 떠넘기기만 해 국회 개원식이 9월 정기국회로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은 개원식 개최를 위해 노력했지만 국민의힘의 보이콧으로 협의가 불발됐다는 입장이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기자들을 만나 "당내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윤 대통령이 참석하는 개원식 개최가 적절한가 문제 제기가 있었다"면서도 "국회의장의 의지도 있고 개원식을 안 한 전례가 없기 때문에 15일에 하자는 입장이었지만 여당 반대 입장이 드러나며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어 "여당은 현재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서도 매우 부정적이고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입장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18일과 25일 두 차례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국회의장에게 요청했다. 본회의 일정이 여야 간 협의가 안 되는 것은 여당의 보이콧 전략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원내 핵심 지도부도 통화에서 "7월 임시국회에서 개원식은 어려울 것 같다. 8월도 쉽지 않아 보이고 9월까지 생각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 탄핵청문회와 해병대원 특검법 재표결, 김건희 특검법 등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대통령의 개원 연설이 오는 9월에 있을 시정연설로 대체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윤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개원식은 불가하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탄핵 청원 청문회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돼 원천 무효고 증인들이 출석할 의무도 없다고 주장한다. 탄핵 청원 청문회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도 청구할 예정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개원식과 관련해 "야당이 이렇게 무도하게 근거 없는 탄핵 청원 청문회를 하겠다는데 개원식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겠냐"며 "우리는 현재 개원식을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야의 가파른 대치 전선은 상임위도 예외가 아니다. 민주당이 선점한 11개 상임위는 여당의 반발과 퇴장 속에도 '해병대원 특검법'과 '방송4법' 등 쟁점 법안을 강행 처리했다. 국민의힘 몫으로 배정된 7개 상임위는 산적한 현안에도 정국 상황 탓에 가동되지 않으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황이다.

민주당은 22대 국회가 시작한 지 40여 일이 지났지만 국민의힘 몫으로 배정된 7개 상임위 중 아직 한 번도 회의를 열지 않은 상임위가 5곳이라고 지적했다. 2곳도 간사 선임 말고는 한 일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에 반해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인 법제사법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각각 5차례, 6차례 전체회의를 열었다고 강조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벌써 휴가 가셨냐"며 "윤 대통령 부부 방탄에 골몰해 민생도, 여당의 본분도 잊은 모양이다. 해병대원 특검법 재의결, 각종 청문회나 국정조사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가 스스로 처량하지 않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해병대원 특검법과 윤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등에 대한 반발을 이유로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본회의 표결을 앞둔 '방송4법'과 다른 특검법을 최대한 지연시키려는 전략이란 해석이 나온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