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문자' 전대 파장…총선 책임론에 '어대한' 타격

총선 참패 책임론 향방 주목…尹에서 한동훈 향할 수도
韓, '제2의 연판장' '당무개입' 부각…리스크 상쇄 시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2.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문자 메시지를 무시했다는 논란이 7·23 전당대회를 흔들고 있다. 전당대회를 보름여 앞둔 8일 문자 논란이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한 후보에 대한 '총선 참패 책임론'과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 논란' 모두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됐다.

한 후보가 비대위원장으로 국민의힘의 총선을 전면에서 지휘했지만, 패배 책임론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었던 이유는 총선을 관통한 이슈가 정권 심판론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한 대통령실의 미온적 대응이 이번 총선 패배에 주요한 요인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당시 '국민 눈높이'를 언급하며 사퇴 위기에 내몰릴 만큼 대통령실과 각을 세웠던 한 후보에 대해 '할 만큼 했다'는 여론도 존재했다.

다만 이번 논란으로 한 후보를 향한 책임론이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후보가 김 여사의 반복된 의사 표시에 제대로 대응했다면 '사과 기자회견'이 실현됐을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총선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비판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총선 결과에 대해 누구 책임이 더 크냐는 공방을 벌일 때 이미 알려진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것과 지금 상황은 여파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 책임론을 구성하는 주된 근거에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아가 한 후보가 당대표가 된 체제에서의 당정관계에 대한 당원들의 불안심리를 키울 수 있다.

당권 경쟁 상대인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한 후보와 윤 대통령 부부의 불화설을 단적으로 드러냈을 뿐 아니라, 이번 총선 참패의 결정적 원인이 드러났다며 공세를 강화했다.

반대로 한 후보를 찍어내기 위한 대통령실의 개입 논란으로 이어지면 한 후보에 대한 동정 여론이 확산할 수 있다.

한 후보 측도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 가능성을 직격하고 있다. 한 후보는 "선동 목적의 전당대회 개입"이라고 말했다. 러닝메이트인 박정훈 최고위원 후보는 "본질은 '읽씹(문자를 읽고 답장하지 않음)'이 아닌 '문자 유출'"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아직 사실관계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있는 만큼 향후 사태가 어떻게 이어질지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어떻게 번지느냐에 따라 전당대회 결과에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