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나와도 '어대명'…이재명 일극체제 민낯 우려

李, 지난 전대 77.77% 넘긴 압도적 득표시 '독' 될수도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두관 전 의원.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한병찬 기자 = 8·1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이재명 전 대표와 김두관 전 의원의 양자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맞대결임에도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기류를 뒤집을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당 안팎에선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8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조만간 연임 도전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전당대회 후보 등록 첫날인 9일 또는 10일 무렵 당대표 출마 선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김 전 의원도 이 전 대표의 대항마로 당대표 출마 의지를 굳혔다. 이로써 이번 당대표 선거는 이 전 대표와 김 전 의원 간 경쟁으로 진행된다.

일단 친명(친이재명)계는 김 전 의원 출마가 오히려 전당대회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이 전 대표가 만약 단독 출마한다면 '이재명당' 프레임이 고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민주당은 총선을 거치며 친명계 체제가 사실상 완성됐다고 평가된다. 김 전 의원이 경쟁에 합류하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일부 희석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하는 기류가 있다.

특히 민주당 안팎에선 친명계 시선이 전당대회 흥행을 넘어 차기 대선을 향해 있다고 본다.

김 전 의원은 마을 이장부터 시작해 경남 남해군수와 경남지사를 역임했고, 노무현 정부에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된다. 이같은 이력을 가진 김 전 의원과의 경선 과정에서 이 전 대표가 친문계를 포용하고 중도까지 외연을 확장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읽힌다.

원외 인사인 김 전 의원 입장에서는 당내 입지가 확대되는 효과를 노려봄 직하다. 김 전 의원은 "2026년 지방선거는 지방자치의 융성기를 책임질 인물을 뽑는 중요한 선거인데 공천 시스템이 잘못돼 주민의 신뢰를 받고 잘 운영할 인물이 탈락하면 얼마나 국민에게 손해냐"며 "가장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공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당내 시스템에 동의하지 않는 당원도 많다"고 일부 각을 세워왔다.

정치권에서는 과열 양상을 넘어 적전분열 우려까지 제기되는 여당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높다. '훈풍'이 부는 민주당 전대는 역으로 '일극체제'의 맥빠진 잔치가 될 것이란 우려가 여당에 못지않다. 겉으로는 양강 구도이지만 승부가 명약관화해 보이는 상황이어서 '약속대련', '스파링 파트너'란 비판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 전 대표의 당선은 당연하고, 그의 득표율이 얼마일지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 지난 전대 77.77%의 득표율보다도 더한 압도적 득표율로 다양성이 사라진 민주당의 민낯이 드러날까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를 통해 "최고위원들이라도 친명·비명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는데, 우리 민주당의 불행"이라며 "(최고위원에 출마하는) 12명 전부 다 친명 일색이라고 하면 중도층 확장을 위해서 흥행이 되겠냐. 우리 국민들한테 관심도 끌지 못하니까 잘 조정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나오는 사람 모두 이재명 이재명 하니까 저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뉴스1과 통화에서 "민주당의 미래를 위해서도 이 전 대표 본인을 위해서도 이 전 대표가 전당대회 홀로 출마하는 건 좋지 않다"며 "김 전 의원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견인하는 민주당으로서의 역할을 위해서라도 내가 총알받이가 되겠다는 심정으로 노무현의 길을 걷는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가 당대표직 연임 안 되게 하는 방법은 없다"며 "민주당이 맞은 비극적인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