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주자, 김 여사 문자 두고 공방…"당무개입" vs "해당행위"(종합)
한동훈 "나경원·원희룡, 사과 필요하다고 한마디라도 했냐"
원희룡 "대답도 안하고 뭉개"…나경원 "변명할 수록 옹색"
- 이비슬 기자, 조현기 기자,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조현기 임윤지 기자 =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6일 한동훈 후보와 김건희 여사의 '문자 읽씹'(읽고 무시) 논란으로 거센 공방을 주고받았다.
한 후보는 총선 직전인 지난 1월 김 여사로부터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 등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도 무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당무개입이자 전당대회 개입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나경원, 원희룡 후보는 한 후보의 행동을 두고 미숙한 판단, 해당 행위라고 하는 등 공세를 이어갔다.
한 후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가 주최하고 첫목회·성찰과 각오가 후원해 열린 당대표 후보 초청 릴레이 타운홀 미팅에서 "나경원, 원희룡 후보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논란) 사과가 필요하다고 한마디라도 했느냐"며 "저는 사과를 하라고 적극적으로 나섰다가 사퇴 요구까지 받았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저는 '공개적으로 사과가 필요하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대통령실에) 했고 저의 간부들이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6개월 전의 일인데 저를 막기 위해 사적 문자를 공개적으로 전당대회의 장에 올린다는 것은 일종의 당무개입이자 전당대회 개입"이라고 했다.
한 후보는 이날 타운홀 미팅 후 문자 내용의 진위를 묻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 "결국 (김 여사가) 사과는 안 하셨다. 결과는 그렇지 않느냐"며 "전체 맥락을 보면 문자 내용을 하나하나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한 후보는 당시 한 후보 결정이 선거에 유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나경원·원희룡 후보가 공세 하는 데 대해선 "그 발언을 하신 분들의 전제는 사과가 필요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그때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이날 타운홀 미팅에서는 한 후보뿐만 아니라 나경원·윤상현·원희룡 후보가 1시간씩 원외 당협위원장들로부터 즉흥 질문을 받고 답했다.
원희룡 후보는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말에 "대통령실과 논의가 필요하다면 되는 데까지는 성사해서 밖으로 갈등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필요하다)"며 "제가 당대표였다면 했을 것"이라고 했다.
원 후보는 또 "영부인 의혹에 대한 사과 의사를 내놓을 것이 있었다면 즉각 국민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게 풀어나갔을 것"이라고도 했다.
원 후보는 이날 타운홀 미팅 후 기자들과 만나 "사건의 본질은 총선에 가장 민감한 악재였던 영부인의 가방 문제에 대해 당내 논의나 대통령실과의 논의로 부치지 않고 대답도 안 한 채로 뭉갰다는 것"이라며 "선거를 책임진 비대위원장으로서 책임을 다한 것인지 본질적 문제에 대답하라"고 했다.
나경원 후보도 한 후보를 향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나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변명할수록 본인 입지가 옹색해진다"며 "정치인의 태도로 볼 수 없다. 사실상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이날 타운홀 미팅에서도 "굉장히 미숙한 판단"이라며 "사건 핵심 당사자와 소통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결론을 만들어 선거에 충분히 도움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윤상현 후보는 "(한 후보가) 좀 잘못 판단한 것 같다"며 "대통령 부인께 문자가 왔으면 당연히 그에 대해 응대해야 했다"고 했다.
이어 "한동훈, 원희룡 구도 속 다툼이 당을 분열시킬 공산이 크다. 누가 되더라도 당에 후유증이 남는다. 애당심 차원에서라도 솔로몬의 지혜가 무엇인지 심사숙고해달라"며 "이 문제를 빨리 일단락 지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b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