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만 與선거인단 '영남 40%·수도권 37%'…당심·여론 큰 괴리
실제인구 비중 영남 24%·수도권 50%…영남 당심이 좌우
여론조사, 선거인단 비중 반영 못해…투표결과 다를 수도
-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 투표권을 가지는 선거인단 규모가 역대 최대치인 84만3292명으로 확정됐다. 이들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당의 얼굴이 달라진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4일 총 84만 3292명(6월 21일 기준)으로 집계된 선거인단 명부를 의결했다. 이들은 오는 19~20일 중앙선관위의 투표 시스템인 케이보팅(K-voting)을 이용한 모바일 및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를 실시한다.
최근 여론 조사상으로는 한동훈 후보가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를 훌쩍 앞서가는 양상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에게 물어본 결과, 한 후보가 2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나 후보 19%, 원 후보 13%, 윤 후보 3% 순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한 후보 55%, 원 후보 19%, 나 후보 14%, 윤 후보 3%의 지지를 받았다.
이번 전당대회는 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의 비율이 8대 2로 여전히 당심의 중요도가 크다. 당원 투표는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나지 않으나,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한정한 여론조사로 당심의 대략적 방향을 짐작할 뿐이다.
또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는 주민등록 인구의 성별·연령별·지역별 비율에 맞춰 응답자 수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반면, 당원 투표는 이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아 모든 표가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 여론조사와 달리 선거인단의 구성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국민의힘 선거인단은 영남지역 비율이 높다. 영남권이 40.3%로 가장 많고 수도권은 37.0%로 뒤를 잇는다. 6월 기준 행정안전부에 등록된 주민등록 인구는 수도권이 50.8%로 과반이 넘지만, 영남권은 24.4%에 불과하다.
연령별로도 선거인단에서는 60대 이상이 30.7%를 차지하지만, 주민등록 인구 상으로는 이보다 낮은 27.7%에 불과하다. 20·30대는 인구의 24.7%를 차지하나 선거인단에서는 16.1%의 비율에 그쳤다. 성별로도 남성이 58.8%로 여성(41.2%)보다 17.6%포인트(p) 높다.
그동안 발표된 여론조사는 중도성향이 강한 수도권 젊은 세대가 과대 대표됐다고 짐작할 수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국한한 여론조사는 조직 동원이 가능한 당원 투표와도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지역별 당원 투표율도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결국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한동훈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실제 투표에서 어떤 결과로 나올지 예단할 수 없다는 얘기다. 특히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하지 못해 결선 투표로 이어지면 최종 결과는 현재의 여론조사와는 크게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 관계자는 "당원들이 영남에 가장 많은 데다가 투표율도 영남이 높았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번 전당대회도 영남 당원들의 민심을 누가 사로잡는가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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