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대 나흘 전 채상병 1주기…"수정 특검도 불가" 한동훈 포위
'특검 제3자 추천' 제시…나경원·원희룡·윤상현 모두 반대
"한동훈에 불리한 이슈지만, 대세론 뒤집을 파괴력은‥"
-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국회 본회의 통과가 유력한 해병대원 특검법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동훈 후보가 '제3자 특검'을 제안하며 이슈를 점화시켰지만,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원천 수용 불가'로 한 후보를 포위하는 양상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해병대원 특검법은 이날 오후 4시쯤 필리버스터가 종료되면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은 대통령에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내용이 거의 유사한 해병대원 특검법은 21대 국회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서 폐기된 바 있다.
특검법이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대통령은 이송일로부터 15일 이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이를 역산하면 해병대원 특검법은 채 상병의 1주기(7월 19일) 전후로 국회로 돌아올 전망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1주기인 오는 19일까지 재표결을 통해 특검법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공교롭게도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채 상병 1주기 나흘 뒤인 7월23일 예정돼있다. 이 때문에 국힘 전대가 절정으로 치닫는 시점에 해병대원 특검법을 둘러싼 당내 공방도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 높다.
한 후보는 출마 선언과 함께 야당이 아닌 대법원장 등 '제3자 추천' 수정안을 제시하며 여야의 절충안 수용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날 유정복 인천시장과 접견한 후 기자들과 만나 "기존에는 특검을 찬성하는 쪽과 특검을 반대하는 쪽밖에 없었다"며 "선택지가 새로운 것이 생긴 것이고 누가 보더라도 선수가 심판을 정하는 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반면 나머지 세 후보는 한 후보의 조건부 수용안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며 해병대원 특검법 '절대 수용불가' 원칙론으로 한 후보를 에워싸고 있다.
원 후보는 전날 "당론을 위배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내놓고는 대안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금식'이 당론인 우리 당에다가 '메뉴'를 자꾸 내놓으라고 하는 궤변"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나 후보도 이날 "우리도 진실 규명하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나, 전날 필리버스터만 보더라도 (민주당은) 완전히 기승전 대통령을 탄핵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거기에 무슨 조건을 붙인다고 해결되느냐"고 반문했다. 윤상현 후보도 '제3자 특검법'에 대한 반대 메시지를 연일 내놓고 있다.
다만 특검 후보 추천권을 둘러싼 여권 전대 주자들간 설왕설래가 큰 의미를 갖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권이 민주당 주도의 해병대원 특검법안을 그대로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통일되지 않은 여당 내 의견을 토대로 여야가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극히 희박해서다.
이같은 현실을 인지하고 있는 후보자들도 전대 이슈화 및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해병대원 특검법안을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뒤 이뤄질 재표결 결과에 따라선 특검 조건부 찬성을 제안한 한 후보에 대한 당내 평가가 전대 종반을 뒤흔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찬성 여론이 보수층 내에도 있긴 하지만 문제는 이 특검법이 탄핵이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는 점에서 한 후보에게 불리하다"라며 "다만 한 후보가 제삼자 특검법 도입을 주장한 이후 대세론에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봐서 전당대회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 정도의 파괴력을 갖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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