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비윤도 "尹과 함께"→친윤 후보도 "尹과 관계 걱정"

국힘 당권주자 모두 거리두기…尹대통령 언급 최소화
낮은 국정 지지율 도움 안돼…민생 현안 메시지 강조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동훈, 원희룡, 나경원, 윤상현 대표 후보 등 내빈들이 2일 오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발표회’에서 정견 발표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7.2/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후보 단일화를 통해 정권 교체에 기여했다" "대통령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24시간 민심을 듣고 당심을 듣겠다" (2023년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안철수, 김기현 후보)

"지금 이대로면 이길 수 없다. 승리하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 "무기력을 과감히 깨고 강인한 보수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2024년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한동훈, 나경원 후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1년 반 만에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키워드가 자취를 감췄다. 윤 대통령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당정 조화를 강조했던 지난해 전당대회와는 대조적이다. 낮은 국정 지지율로 인해 당권주자들이 거리두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는 전날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 발표회'에서 당 대표 후보로서의 정견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각 후보들은 일제히 '당의 변화'를 강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한동훈 후보는 "0대3으로 지고 있을 때 지금같이 똑같이 하면 무조건 진다"고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나경원 후보도 "우리 국민의힘은 여전히 무기력하다"며 이제 그 무기력을 과감히 깨고 강인한 보수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후보 역시 "당 중앙을 폭파시켜 달라"며 "보수 혁명을 통해 이기는 민생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비전 발표회에서 주목할 부분은 당권주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언급을 최소화했다는 점이다. 한 후보와 나 후보는 발표 후반부에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말하면서 한 차례 언급했다. 윤 후보도 "윤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민심이 아니라, 민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윤심인 당을 만들겠다"고만 말했다.

1년 전 전당대회 때만 해도 당권 주자들은 '윤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언급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김기현 후보는 대통령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당정 조화로 국정에너지를 극대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후보 단일화를 통해 정권 교체에 일조했고 강조했다.

여권 관계자는 "지난해 전당대회는 정권 초였던 만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이 열심히 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놔야 표가 됐었다"며 "총선 참패에 이어 국정 지지율이 하향 추세로 굳어진 만큼, 언급을 최소화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간 계파 정치에 대한 비판도 있었던 만큼, 굳이 언급해봤자 좋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윤계의 지원을 등에 업은 원희룡 후보도 낮은 지지율을 의식한 듯 '레드팀'을 자처하고 나섰다. 원 후보는 전날 비전발표회에서 "당정 관계에 걱정이 많지 않나"라고 물으며 "각계각층의 민심을 날 것 그대로 가감없이 전달할 수 있는 분들을 '쓴소리팀'에 참여시켜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빠진 자리는 '현안'이 차지했다. 한 후보는 "저출산과 지방 소멸 해결을 위해 전폭적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원 후보는 "가격 안정기금을 풀어 서민들의 주머니 물가를 맞추겠다"고 했다. 나 후보는 '핵무장'을 강조하며 안보 메시지를 내놨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