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내가 참겠다" 깊어가는 원·한…당대표 후보 4인 공방전

나경원 "갈등 대신 민생" 윤상현 "한동훈 총선 책임"

윤상현(왼쪽부터), 나경원, 원희룡,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발표회’에서 정견 발표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7.2/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이비슬 신윤하 기자 =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원희룡 후보는 2일 한동훈 후보를 향한 '배신자' 공세를 이어갔다. 한 후보는 "제가 참겠다"고 맞대응했다. 나경원 후보는 "두 후보의 갈등 구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민생 해법을 제시하자"고 촉구했다. 윤상현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한 견제 수위를 높이며 '원내' 당대표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 발표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가 두 후보의 지나친 갈등 구도로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갈등을 멈추고 민생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해법을 제시하는 전당대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원 후보와 한 후보가 연일 윤석열 대통령을 둘러싼 배신 공방으로 날을 세우자 중재에 나선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가 친윤석열 대 비윤석열 구도로 흘러갈 경우 한동훈, 원희룡 두 후보를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결과를 방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윤상현 후보와 함께 원내 인사인 나 후보는 한 후보가 차기 당 대표는 원외에서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모든 싸움이 국회 중심으로 이뤄지는 만큼, 원내 당 대표가 맞는다"고 반박했다.

원희룡 후보는 이날도 윤한갈등을 부각하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원 후보는 이날 비전발표회 후 기자들에게 "(한 후보가) 노력이라도 하고 (전당대회에)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100일 동안 비대위원장(임명 기간)과 70일 총선 (이후 당 대표 출마까지) 기간에 대통령과의 소통 부재, 쌓인 문제는 해소 노력이라도 하고 나와야 했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이 질문은) 어차피 TV토론 때도 던질 것"이라며 "답을 해달라"고 했다. 이어 "신뢰 없는 당정관계에 대한 당원들의 걱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당원들이 진실을 알고 판단하기 위한 과정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윤상현 후보는 나경원 후보가 원희룡·한동훈 후보를 견제하고자 '자신이 유일한 의원 배지'라고 언급했다는 데 대해 "전선이 국회에 있다. 사실 원내 당대표가 필요하기는 하다"며 "원외 당대표는 원내 의원총회와 본회의 모임에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중 원내 후보는 나경원·윤상현 두 명이다. 윤 후보는 나 후보와의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한 후보를 향한 견제 수위를 끌어올렸다. 윤 후보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대 원희룡 구도는 당을 분열시킨다"며 "당 대표는 윤상현과 나경원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한 후보가 나머지 세 후보에게 선대위원장을 맡겨 함께 선거전을 치렀다는 점을 최근 언급한 데 대해 "세 후보는 뭐했느냐고 하는데 저는 제 지역에서, 원 후보는 인천 계양에서, 나 후보는 서울 동작을에서 어려운 상황 속 백병전을 치르고 있었다"며 "이재명 대표와의 싸움에서 진, 총선 패배에 책임 있는 분은 자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이) 맞는다"고 했다.

한동훈 후보는 자신을 향한 경쟁 주자들의 집중 공세에 무대응 원칙을 고수할 전망이다. 한 후보는 이날 비전 발표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경쟁 후보들의 공세에 대해 "제가 참겠다"며 "네거티브 정치 공세에는 웬만하면 대응하지 않으려 한다. 할 말이 많이 있고 어떤 말 할 수 있는지 다 알고 있지 않으냐"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청원인 수가 90만명에 육박한 데 대해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국민들도 바라지 않고 있다"며 "청원 내용 보면 '후쿠시마(오염수 사태) 대응을 잘못했다'는 것이 탄핵 이유였는데, 그건 탄핵할 사유가 아니고 그 정책에 찬성한다"고 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