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TK 이어 충청 지자체장도 냉대…당심 얻기 고전
이철우·홍준표 만남 불발 이어 '충청' 김태흠·이장우도 비판
"당심, 尹에 실망했지만…국정운영 지원해야 한다는 심리도"
- 조현기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당초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분위기를 예상했으나 텃밭 대구·경북(TK)에 이어 대전·충청까지 당 소속 지자체장들의 비판에 고전하고 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전날 한 후보를 잇따라 비판했다. 이철우 경북지사와 홍준표 대구시장에 이어 여당 소속 충청권 지자체장까지 한 후보에 비판에 가세했다.
여당 내 광역 단체장들의 움직임에 차기 유력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한 후보에 대한 견제 심리, 윤석열 대통령과 당론을 위배하는 한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전날 충남도청에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한 후보는) 총선 참패를 자숙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지난 총선을 총괄 지휘한 사람이 출마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직격했다.
앞서 김 지사는 5월30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도 당시 전당대회 출마설이 나왔던 한 후보를 향해 "이준석 의원과 같은 관종(관심종자)"이라며 "이조심판론만 내세우고 콘텐츠도 없고 비전도 없고 혼자 널뛰듯이 돌아다녔다"고 비판했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같은 날 대전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총선에서 우리 당이 선거에 패한 여러 가지 이유 가운데 공천 문제가 있었다"며 한 후보를 향해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일부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전당대회부터는 민심(일반 국민 여론조사)이 20% 반영되지만, 여전히 당심 비율이 80%로 높은 상황이다. 이에 한 후보가 주요 지역 정치인들과 만남이 좌절되거나 비판을 받는 것은 좋지 못한 신호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한 후보는 지난달 26일 2박 3일 일정으로 영남 지역을 방문하며 TK표심을 다졌지만, 이철우 경북지사와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나지 못했다.
특히 한 후보는 홍 시장에 면담을 두 차례 요청했으나, 홍 시장은 "만날 이유가 없다"고 단칼에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대조적으로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모두 홍 시장과 만났다.
이 지사와의 면담 역시 불발됐고, 오히려 한 후보는 이 지사로부터 쓴소리를 들었다. 이 지사는 지난달 2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후보를 향해 "더 공부해야 한다"며 "밖에서 들어온 사람이 당 대표를 하면, 당의 가치가 도매급으로 하락한다"고 직격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비판을 가한 광역지자체장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가깝고, 이들의 비판에도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한동훈 후보가 대세가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그럼에도 당심은 아직 (한 후보에게) 방황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보수 당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실망하는 것은 맞지만, 탄핵에 대해선 일종의 저지선으로 보고 있다"며 "한 후보가 해병대원 특검법을 찬성하면서 탄핵과 임기단축 개헌의 징검다리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키웠고, 당원들은 국정운영 측면에서도 여당이 좀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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