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원·윤 "일단 과반은 막아라"…한동훈, 방어 끝·공세 전환

한, 당대표 선호도 55% 1위…결선서 역전 노리며 '한 때리기'
한동훈 "세 후보 공포마케팅에 여념 없어"…나·원에 직격탄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왼쪽부터),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 첫번째는 윤상현 의원이 지난 21일 인천 미추홀구 용현시장에서 출마 선언하는 모습. 2024.6.2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국민의힘 지지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한동훈 당대표 후보자에 대한 당권 주자들의 공세가 1일 이어지고 있다.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 후보의 불화를 집중 공략하고 있는데, 한 후보 또한 대세론을 유지하기 위해 적극 반격에 나서고 있다.

나 후보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파탄 난 신뢰 관계가 과연 회복될 수 있느냐.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 것이 걱정된다"며 "공한증(恐韓症)이 아니라 우한증(憂(근심 우)韓症)"이라고 말했다.

공한증은 중국 축구가 한국 팀만 만나면 열세에 놓여 두려움을 느끼는 현상을 일컫는 말로, 한 후보 측이 전날 다른 후보들이 한 후보를 두려워한다고 빗대어 표현하며 회자됐다.

나 후보는 "파탄 난 신뢰 관계를 회복하려면 사심보다 국가나 당의 이익을 우선해야 하는데 (한 후보는) 대선 후보로 바로 가려는 생각이 굉장히 강하다"며 "그렇다면 파탄 난 신뢰 관계가 회복되기도 어렵겠다는 걱정이 많다"고 지적했다.

원 후보도 한 후보 당선 시 매끄럽지 않을 당정관계를 강조했다.

원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배신하지 않을 대상은 국민뿐이라는 말은 뒤집어 말하면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배신, 당에 대한 배신은 별거 아니라는 것으로 들린다"며 "한 후보 측의 발언은 대통령과 차별화하겠다는 선언이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나 당을 위한 길이 아니라 개인의 정치적 야망을 위한 노골적 행보"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 또한 한 후보가 회동을 추진했다 불발된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만난 일화를 소개하며 "(이 지사가) 어떻게 한동훈 후보가 민주당식의 특검법을 얘기하느냐고 말씀하셨다"라며 "당연히 정략적인 법안인데 먼저 이렇게 해나가겠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너무 나이브하다고 하셨다. 이게 영남 분들의 정서를 대변하는 것이라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나·원·윤 후보가 일제히 한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는 이유로 과반 이상을 차지한 지지도가 꼽힌다. 한국갤럽이 6월 25~27일 전국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8일 공개한 여론조사 중 국민의힘 지지층(308명)에선 한 후보자에 대한 선호도가 55%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이어 원 후보 19%, 나 후보 14%, 윤 후보 3%였다.

TK 지역만 따로 떼어 봤을 때는 한 후보가 33%, 원 후보 19%, 나 후보 17%, 윤 후보 4%였다. 의견을 유보한다는 답변은 28%였다. 국민의힘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 투표로 승자를 가린다. 한 후보가 과반을 소폭 상회하고, 유보층이 존재하는 만큼 '한동훈 때리기'로 지지율을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다.

한 후보 또한 기존의 관망세에서 공세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TK 지역 지자체장들과의 만남이 계속해서 불발되고,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가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방어에 나선 것이다.

한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 "일부 후보들은 공포 마케팅에 여념이 없다. 대야 투쟁에는 말 한마디 하지 않던 여당 인사들도 내부 총질에는 몸을 사리지 않는다"라고 하는 반면, 친윤계로부터 '연판장 사태'를 겪었던 나 후보를 두고는 "학폭의 피해자가 지금은 가해자가 됐다"고 꼬집었다.

한 후보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본인을 향한 '배신자 프레임' 관련 "원 후보는 2018년 무소속으로 탈당하신 상태에서 제주지사에 나오셨다. 그때 민주당으로 갈 수도 있다"며 "원 후보처럼 탈당해서 입당하고 그런 다음에 민주당으로 갈 수도 있다는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 같다"라고 반박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