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동훈 삼촌" 응원 중3 팬 만난 韓 '모비딕' 선물…"힘내!"

팬카페에 "韓 생명의 은인" 적고 캠프에 화환도 보낸 배모군
한동훈 "내가 지금 누구에게 힘내라고 할 처지는 아니지만"

한동훈 후보가 24일 서울 모처에서 자신의 지지자인 배 군을 만났다.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내가 지금 누구에게 힘내라고 할 처지는 아니지만 힘내."

국민의힘 당권 도전에 나선 한동훈 후보가 자신을 '삼촌'이라고 부르며 팬카페에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던 중학생을 만나 격려했다. 한 후보는 대형 고래와의 사투를 담은 책 '모비딕'을 선물하며 감사를 표했다.

한 후보는 출마 선언을 한 다음 날인 지난 24일 서울 모처에서 울산에 거주하는 중학교 3학년생 배 모 군을 만났다.

정치인을 꿈꾸는 배 군은 지난달 19일 한 후보의 팬카페인 '위드후니'에 "동훈 삼촌은 저의 생명의 은인과 같은 존재이기도 해요. 그런 삼촌에게 저도 도움이 돼 드리고 싶어요"라는 내용의 편지글을 올려 화제가 된 학생이다. 배 군은 한 후보가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 캠프를 차리자 축하 화환을 보내기도 했다.

한 후보의 선거운동 일정을 접한 배 군이 어머니와 함께 기차를 타고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면서 두 사람 간의 만남이 성사됐다. 한 후보는 배 군이 근처에 왔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한걸음에 달려갔다.

배 군을 만난 한 후보는 "내가 지금 누구에게 힘내라고 할 처지는 아니지만 힘내"라고 격려하면서 자신을 향한 응원에 대해 "고맙다"라고 했다. 이어 "내가 쓴 책 말고 주고 싶은 책이 하나 있다"며 배 군의 주소를 적어갔다. 이후 한 후보는 배 군에게 '백경'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을 선물했다.

이에 배 군은 팬카페에 한 후보와의 만났다는 사실을 알리며 "제가 살아온 날 중 가장 용기를 얻고 행복한 날이 아니었나 싶다. 어제 동훈 삼촌을 뵙고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인성과 품격을 동훈 삼촌처럼 챙기자는 다짐을 또 가졌다"고 적었다.

'모비딕'은 미국의 작가 허먼 멜빌이 1851년 소설이다. 흰고래 모비딕에 한쪽 발을 잃은 늙은 선장 에이하브가 모비딕을 잡기 위해 선원들을 이끌고 사투를 벌이는 게 주 내용이다. 1820년 11월 20일 남태평양에서 대형 향유고래 모비딕을 잡으려다 조난된 에식스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한 후보가 지지자에게 감사 표시로 책 '모비딕'을 선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 후보는 법무부 장관 사퇴 의사를 밝혔던 지난해 12월에도 예비 고교생과 어머니가 선물한 십자수 작품의 답례로 '모비딕'을 전달했다. 같은해 9월엔 '포켓몬스터 스티커'를 선물한 초등학생에게도 '모비딕'을 선물했다.

한 후보는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전 국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모비딕을 꼽았다. 같은 해 8월 신임검사 강연에선 "고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 내 배에 태우지 않겠다"라고 한 소설 속 일등 항해사 스타벅의 말을 인용해 국민을 두려워할 것을 주문했다.

song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