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민심 겨냥 '해병대원 특검'…당심까지 움직여야 승리
당심 80%…대권에선 유리할 수 있지만 전당대회 불리할 수도
尹대통령 대신 여론 택한 韓…국민 10명 중 6명 특검법 찬성
- 조현기 기자,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박기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해병대원 특검법'을 승부수로 던졌다. 사실상 대통령실과 당론에 배치돼 다가올 전당대회에서 한 전 위원장의 입장이 '득이 될지 독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주도로 해병대원 특검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차기 당 대표가 되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종결 여부와 무관하게 제3자가 특검을 고르는 내용의 해병대원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그는 과거 MB(이명박 전 대통령) 특검처럼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는 안을 언급했다.
이는 공수처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특검을 논의하겠다는 '선(先) 수사·후(後) 특검'을 주장하는 정부 여당과는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전당대회는 당심(당원 투표)이 결과를 좌우하는 만큼, 윤심(윤 대통령 의중)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평가받는다. 이번 전당대회부터는 민심(일반 국민 여론조사)이 20% 반영되기는 하지만, 여전히 당심 비율이 80%로 높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한 전 위원장의 해병대 특검법 입장이 당심 비중이 높은 전당대회로 단기적으론 불리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동시에 정치인으로서 대선 등 중도층과 외연 확장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론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한 전 위원장의 입장에서는 '실보다는 득이 많다'는 분석이 중론이었다. 다만 전당대회만을 놓고볼 땐 한 전 위원장이 위험 부담(리스크)를 키웠다는 해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각세우는 게 중·장기적으로 도움된다고 판단하고 대선까지 염두하고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문제는 이번 전당대회에 결선 투표가 있기 때문에 1차에서 못 끝내면 되치기를 당할 가능성이 있다"며 "당내 경선은 하위 주자의 단일화, 결선으로 엎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런면에서 리스크(위험)을 키운 것은 맞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친윤(친윤석열)이냐 여론이냐를 높고 볼 때, 윤석열 대통령 쪽으로 가기엔 대통령의 지지율이 너무 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론이 보통 당심을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며 한 전 위원장의 해병대 특검법 발언은 여론을 택한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도 "반윤이냐, 비윤이냐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해병대원 특검법"이라며 전날 전당대회 출마로 인해 "한 전 위원장은 이제 비윤이 아니라 반윤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실제 뉴스토마토가 5월25일부터 이틀간 만 18살 이상 시민 10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6명(63.7%)이 '특검법 통과에 찬성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대 의견은 25.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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