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 또 퇴장"…정청래, 이시원·임성근·이종섭 줄줄이 '강퇴'

"발언중 끼어들지 마라" "토 달지 마라" 잇단 퇴장 조치
"선서 안 했는데 변명 기회 왜 주나"…발언 제한도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관련 입법청문회에서 채상병 사망 사건 관련 경북경찰수사관과 해병대수사관의 통화 내용을 듣고 있다. 2024.6.2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김경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21일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청문회에 출석한 증인들을 줄줄이 강제로 퇴장시켰다.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증언 선서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언권 없이 입장을 표했다는 이유에서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야당 주도로 열린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청문회에 증인 자격으로 출석한 이시원 당시 대통령 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에게 첫 퇴장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전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인물로, 이 사건이 경찰 및 이첩 회수된 8월 2일 당시 군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전현희 민주당 의원이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에게 전화한) 이날 전화를 할 때 대통령의 지시로 전화를 한 건가, 본인의 판단으로 전화를 한 건가"라고 묻자 "수사 중인 상황에 대해 제가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앞서 이 전 비서관은 계속해서 같은 태도를 유지하며 이 답변으로 질문에 대한 답을 갈음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계속 그렇게 말하면 퇴장시킨다고 분명히 경고했다"며 10분간 퇴장 조치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계속 수사 중이므로 발언할 수 없다는 법에도 없는 핑계를 댈 것 같은데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인가"라며 호통쳤다.

오후 2시 청문회가 속개된 후에는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10분간 강제 퇴장 조치됐다.

정 위원장은 임 전 사단장이 당시 통제 지휘권이 없었음에도 부하로부터 채 상병의 죽음을 즉시 보고받았다는 점을 들어 "실질적으로 지휘권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임 전 사단장은 "방증이 아니다"라고 맞받아쳤고, 이에 정 위원장이 "위원장이 그렇게 생각한다는데, 위원장이 생각도 못 하냐. 어디서 그런 버릇을 배웠냐"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임 전 사단장이 "그렇게 느끼셨다면"이라고 입을 열자 정 위원장은 임 전 사단장의 말을 끊고 "토 달지 말고 사과하라"고 신경전을 벌였고, 결국 정 위원장은 임 전 사단장에 10분간 퇴장을 명했다.

증인들에 대한 발언 제한도 계속됐다. 정 위원장은 "손을 들어 발언권을 얻고 얘기하라"고 재차 강조했으나 증인들이 손을 들어 발언 의사를 표시하면 "나중에 하라"고 주문하는 일이 반복됐다.

야당 의원들은 오히려 정 위원장이 증인의 발언을 더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임 전 사단장의 퇴장 이후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선서를 거부한 분들은 변명으로 일관하고 선서한 분들은 답변 거부하고 있다"며 "계속 허용하면 안 된다. 변명할 기회를 왜 주냐"고 지적했다.

오후 회의가 진행 중인 오후 4시쯤에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강제 퇴장됐다.

김용민 의원이 이 전 장관에 "국정감사 전에 도망가려고 (장관) 사표를 낸 것"이라는 말에 이 전 장관이 "사의 표명 배경은 탄핵 때문"이라고 말한 데에 대한 것이다.

이에 정 위원장은 "국회가 그렇게 우습냐"며 "증인들 상호 간 토론할 수 없고 발언할 때 하고 싶을 때는 의원들 질의 있을 때 해야 하고 물었고, 그렇게 하겠다고 해놓고 왜 끼어드냐"며 퇴장을 명했다.

민주당 간사를 맡은 김승원 의원도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대신해서 질문하는데 끼어들고, 자기 뜻대로 진행 상황이 돌아가지 않자 억울하다면서 계속 뻔뻔스럽게 끼어들고 변명하고 있다"며 "그렇게 말을 하고 싶으면 선서를 하라"고 질타했다.

sa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