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중재자' 자임 김대식 "이재명·조국·이준석, 식사 한번 합시다"

'초선 같지 않은 초선' '호남 출신 영남 의원'…초선 반장
부둣가 막노동 無수저에서 총장까지…'교육개혁' 의지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4년 동안 모든 야당 의원님들과 식사하며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여야의 마중물' 역할을 자임하는 김대식(부산 사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뉴스1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그리고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와의 만남에도 "당연하다"며 미소 지었다.

22대 국회가 시작부터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어서 주변에선 회의적 반응이 많지만 김 의원의 '식사 정치' 소신은 확고했다. "음식을 나누는 식구"란 의미에서 김 의원에게 '식사 정치'란 소통이며 화해이고, 또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소중한 시간이다.

김 의원은 "밥을 먹게 되면 아무리 적(敵)이라도 '소통'을 하게 돼 있다"며 "허심탄회하게 야권과 이야기하면 해결책이 나올 것이다. 생각이 다르더라도 우리 모두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하는 마음은 같다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 9단'으로 불리는 박지원 의원과 이미 '식사 정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 '국힘 초선 대표'로 與野 통합 정치 마중물

'초선 같지 않은 초선' '호남 출신 영남 의원'.

김대식 의원을 지칭하는 별칭이자 수식어다. 원내 입성 전 김 의원은 이미 여의도연구원장,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등 중진급이나 소화했을 법한 정치 경험을 쌓았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그를 반장격인 '초선 모임의 대표'로 선출해 44명을 대변하는 중책을 맡겼다.

또한 김 의원은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정치 활동을 하는 흔치 않은 이력의 소유자다. 16년간 호남의 아들로 살아오던 김 의원은 부산으로 넘어가 부둣가 막노동으로 밑바닥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주경야독으로 야간대학에 들어가 대학교 총장까지 올라선 그의 행보는 교육계에서 적지 않게 회자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저는 흙수저도 아니고 무(無)수저에요. (22대 의원들) 스펙이 다들 장난 아니신데 저처럼 밑바닥 생활을 했던 분은 없을 것"이라며 "그래서 저는 약자와 동행을 하고 싶어 정치를 합니다. 약자 편에 서서 약자를 위한 일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이같은 그의 이력과 소신은 야권과 소통 공감대를 높일 수 있는 장점으로 꼽힌다. 그는 박지원 의원을 비롯해 정동영·이개호 의원 등 야권 중진들과 형·동생 사이일 정도로 막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현재 민주당의 상임위 독주와 국민의힘의 국회 보이콧 해결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김 의원의 리더십은 오는 24일 열리는 당내 초선 의원들과 첫 회의에서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지금 국민들이 바라는 시대정신은 '국민통합'이라고 생각한다"며 "끝까지 타협하고 소통하고 의논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 ⓒ News1 김민지 기자

◇ 35년 교육자 역량 발휘해 '교육개혁' 앞장…대학 '출구전략'·초중고 '일레븐 시스템'·부산 사상 '제2의 판교'

정치 현안뿐만 아니라 김 의원은 앞으로 4년 동안 의정 활동에서 '교육'을 통해 대한민국과 지역구인 부산의 개혁을 위해 헌신하겠단 의지도 드러냈다.

김 의원은 35년 동안 교육에 헌신한 교육자로서 '교육'이 바로 서야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고, 양질의 일자리를 통해 시민들이 지역에도 살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된다고 진단했다. 최근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부산 역시 교육 문제를 해결할 때 다시 되살아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대학 교수와 대학교 총장을 역임하며 '고등교육' 문제에 잔뼈가 굵은 김 의원은 저출생으로 학령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지금이야말로 대학교의 구조개혁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현재 대학교와 사립재단은 흔히 말해 '버티고 있다'고 표현할 정도로 힘든 곳이 많다"며 "대학들이 하루살기 바쁜데 '참교육'이 될 수 없다. 출구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관련 법안을 최우선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은 초등·중등 교육과정에선 영국 교육 시스템에서 영감을 얻어 '일레븐(11살)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며 교육부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의 교육 개혁과도 궤를 같이해 충분히 4년 내 현실화가 가능하단 입장이다.

김 의원은 교육자로서 오랜 기간 동안 '초등학교 고학년'의 중요성에 대해 연구했다며 "많은 젊은이들이 내 적성·직업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너무 많다"며 "초등학교 고학년에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정책적으로 제공해 주겠다"고 말했다.

부산에 당면한 문제도 교육을 통해 해결하겠단 것이 김 의원의 구상이다. 특히 지역구인 사상을 '제2의 판교'로 만들겠단 청사진이다. '교육 개선을 통한 정주여건 개선→첨단 기업 유치→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선순환 고리가 성립되면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단 구상이다.

이에 김 의원은 총선 기간 동안 교육관련 공약을 집중적으로 내세웠다며 "시민들에게 이사 가는 이유를 물어보면 '교육' 때문이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며 지역구에 민사고에 준하는 경쟁력있는 자율형 중·고등학교를 비롯해 교육 시설을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김 의원은 사상의 강점에 대해 "공항 10분 거리, 낙동강, 부산의 중심이라는 강점을 가졌다"며 "사상을 판교처럼 실리콘밸리처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계속 부산 이야기를 이어가던 김 의원은 조용필의 '돌아와의 부산항에'를 아냐고 물으며 한번 들어보자고 청했다. 김 의원은 부산항과 부산은 빈손으로 온 자기를 품어준 따뜻한 곳이었다며 잠시 회상에 잠겼다.

김 의원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부산으로 이주한 뒤 부산항 근처에서 막노동, 공장일을 해가며 방송통신고등학교를 졸업해 야간대학에 들어갔다. 이후로도 공부의 끝을 놓지 않고 국비유학생 시험에 응시해 일본에서 공부를 했고 대학 교수, 총장까지 역임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김 의원은 "저를 낳아준 호남, 저를 품어준 부산 그리고 저를 대학교수와 총장으로 만들어준 대한민국의 은혜를 잊지 않고 있다"며 "정치를 하며 늘 '서민'·'사회적 약자'를 잊지 않고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두 손을 굳게 쥐었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 ⓒ News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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