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매일 본회의 요구" 원구성 압박…우 의장 결단 임박

민주 "최대한 빨리 열어서 일해야"…마지노선 21일
특위 대응 국힘 뚜렷한 한계…'7개라도' 수용 고심

국민의힘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10일 오후 국회의장실을 찾아 항의농성을 하고 있다. 2024.6.1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한병찬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본회의 개의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국회 '원(院) 구성'을 두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여야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어 중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야당 주도로 11개 상임위원장을 일방 선출한 상황에서 여당 몫 7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재차 밀어붙이기엔 여론 반발이 클 수 있다. 정치권에선 우 의장이 며칠가량 휴지기간을 가지며 원 구성 명분을 쌓은 후 결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본회의가 열리지 않으면 매일 본회의 개의를 요구하며 늦어도 21일까지는 상임위 구성을 완료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모든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며 각종 특위를 가동해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입법권이 없는 당내 특위의 한계가 뚜렷한 탓에 국민의힘이 결국 민주당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우 의장은 전날(16일)까지 여야 원내대표들과 접촉하며 원 구성에 대한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종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의장실 관계자는 뉴스1에 "추 원내대표가 의장실로 입장을 밝힌 바가 없다"며 "본회의 소집 여부에 대해서는 그 이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의 무응답에 반해 민주당은 17일 본회의 강행을 굽히지 않는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하루라도 빨리 본회의를 열어달라는 게 저희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당연히 내일이 안되면 화요일, 화요일이 안 되면 수요일 이렇게 의견을 개진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원 구성 마무리를 위해 17일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의장의 양당 원내대표 회동 제안도 거부했다"며 "이만하면 충분히 기다려줬다. 더 이상 기다릴 여유도, 이유도 없다"고 압박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미 정해진 11개 상임위에 대한 원 구성을 원상태로 되돌리고 다시 협상을 위한 대국민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날(14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찬대 원내대표께 원 구성 협상을 주제로 국민 앞에서 공개 토론을 제안한다"며 "법사위·운영위·과방위 등 원 구성을 원점으로 돌려놓고 협상에 임하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제안에 응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국민의힘이 모든 국회 일정을 보이콧 중이지만, 민주당은 야당만으로 상임위를 가동하며 각종 입법 및 청문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차제에 모든 상임위원장을 독식해 입법 속도를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는 강경론이 오히려 더 득세하는 현실이다.

국민의힘이 추가 협상마저 거부한다면 본회의 개의의 명분을 쌓은 우 의장이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 특히 우 의장이 그간 국회법 준수를 강조해왔던 만큼 한 차례 연기된 본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원 구성이 완료돼야 진행할 수 있는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도 우 의장의 본회의 강행 명분이 될 수 있다. '일하는 국회'를 내세운 민주당은 24~25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 26~28일 대정부 질문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18개 상임위 독식의 명분이 쌓여가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내에서는 '7개 상임위라도 받아야 한다'는 타협론이 나오고 있다. 기재위, 국방위, 외통위, 정무위마저 야당이 가져갈 경우 정국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기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의힘에서) 타협론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강경파 입장이 강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