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 쏘아올린 계파분화 신호탄…선명해진 '친윤·비윤·친한'
주자 없는 친윤 '韓 힘빼기'…'반전 공세' 비윤, '엄호' 친한
계파별 셈법 속 굳건한 '어대한'…'포스트 한동훈' 주판알도
-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당대표 출마 선언이 임박하자 친윤(친윤석열계)과 친한(친한동훈계), 비윤(비윤석열계)의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 당내 권력지형을 둘러싼 셈법이 복잡해지면서 계파 분화 양상이 도드라지는 형국이다.
뚜렷한 당권주자가 안 보이는 친윤계는 한 전 위원장이 내세운 의제들을 깎아내리는 공세에 집중하고 있다. 지지율이 뒤처지는 비윤계는 '원외 당대표 한계론'과 총선 책임론으로 한 전 위원장을 비판한다. 친한계는 거센 견제구에 맞서 한 전 위원장 엄호에 뛰어들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은 오는 23~24일로 가닥이 잡혔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선 한 전 위원장의 출마 선언이 다음 주중 이뤄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전당대회 룰과 지도체제 등이 결정되고 한 전 위원장이 물밑에서 원내외 인사를 잇따라 접촉 중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친윤계는 본격적으로 견제의 메시지를 내기 시작했다.
친윤계는 한 전 위원장이 화두를 던진 지구당 부활과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등이 민생과는 거리가 먼 '여의도 정치'라고 지적했다. 여의도 정치를 끝내겠다며 정치를 시작한 한 전 위원장이 결국 여의도 정치를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친윤 5선 김기현 전 대표는 지난 13일 "이미 지난 총선에서 ‘이조(이재명·조국)심판’으로 패배했음에도 또다시 '이조심판'이라는 논쟁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며 "지구당 부활’ 같은 정치권의 밥그릇 챙기기 이슈가 아니라, 저출생과 연금, 고물가와 고금리, 주택가격과 주식 등 국민의 먹고사는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당력을 모아야 한다"고 한 전 위원장을 직격했다.
또 다른 친윤계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도 14일 지구당 부활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 전 위원장이 총선 과정에서 정치개혁 공약으로 내세웠던 출판기념회 금지, 국회의원 세비 중위소득 수준 삭감 등은 '여의도 정치'라고 꼬집었다.
뚜렷한 당권주자가 없어 당내 입지가 흔들리는 친윤계는 한 전 위원장이 대표가 된 이후의 상황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면, 친윤계를 최고위원으로 배출해 꾸준히 '한동훈 힘 빼기'를 시도하는 등 기회를 엿보는 전략이 거론된다. 차기 대선을 위해 내년 9월 당대표직을 내려놓으면 지도부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비교적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비윤계에선 총선 책임론과 함께 원외 인사라는 점을 겨냥한 '한동훈 때리기'에 나섰다. 나경원 의원은 지난 13일 "싸움의 전장, 정치의 전장이 국회 중심이다 보니 원외 당대표의 경우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도 전날(14일) "지금 이 시점에 원외 대표가 필요하냐"며 "결국 앞으로 1년 동안은 전부 국회 내에서 싸움이 벌어진다. 주전장이 국회 안"이라고 주장했다.
친한계에선 친윤과 비윤의 공격을 적극적으로 맞받아치며 '한동훈 지키기'에 집중하고 있다. 여의도 정치 경험이 짧은 한 전 위원장은 당내 세력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대표가 되기 전 리더십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총선 참패론 등에 대한 반격에 주력하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14일 "한 전 위원장을 우리 당이 어려웠을 때 비대위원장으로 모셨을 때, 그때도 원외 인사였다"며 "그때는 원외가 괜찮고 지금은 원외가 안 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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