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장 만난 우 의장 "홍범도 흉상, 단 1㎝도 옮겨선 안돼"

"독립전쟁 영웅들 기리는 일은 우리나라 정체성 바로세우기"
이종찬 광복회장과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과정서 인연

우원식 국회의장이 13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24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4.6.1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은 14일 "홍범도 장군에 대한 흉상 이전 철회 결정을 하지 않은 정부를 규탄한다. 1㎝라도 옮기면 안 된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과거 고(故)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 과정에서 연을 맺었던 이종찬 광복회장이 이날 오후 국회의장실에 예방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새롭게 취임한 우 의장에 대한 축하 인사를 먼저 건네며 "의장님의 취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의장님은 현재 홍범도 장군 기념사업회를 직접하시고 유해 봉환을 직접해오셨던 분"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현재 카자흐스탄을 방문하고 있는데 분명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한 문제가 나올 것이다. 수 많은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이 유해 봉환을 하라고 했더니 (흉상 이전이라는) 결과가 이게 뭐냐는 얘기를 할거라고 생각한다"며 "의장께서 신경을 더 많이 써주실거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에 "지난해 이 회장님께서 국방부의 장군 흉상 이전 관련 얘기가 나왔을 때 '차라리 폭파해라'고 하셨다는 말씀을 듣고 의지가 얼마나 강하신지 알고 있다"며 "정부가 흉상 이전을 철회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참으로 유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우 의장은 "홍범도 장군과 함께 거기에 있는 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이회영 선생 등 이 다섯 분은 독립전쟁에서 떨어트릴 수 없는 분이다"며 "독립 전쟁의 영웅들을 기리는 일은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길이며, 단 1㎝라도 옮기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카자흐스탄을 방문해고려인 동포와 재외국민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카자흐스탄은 지난 2021년 8월 15일 국내로 송환되기 이전까지 홍범도 장군 유해가 묻혀 있던 곳이다. 홍 장군은 카자흐·우즈벡 현지 고려인 사회에서 존경받는 인물로,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시에 있는 홍 장군 묘역 터에는 작년 11월 홍범도 기념공원이 들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운동가 5명(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이화영)의 흉상 이전을 추진하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