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출마설에 쏟아지는 견제구…"뭐하러 사퇴했나"

나경원 "이재명 원내에 있지 않나…원내서 막아야"
김기현 "실패한 리더십…새 술은 새 부대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4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결과에 따른 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공동취재) 2024.4.1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박기호 서상혁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는 목소리가 13일 쏟아졌다. 차기 당대표는 총선 참패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인데 선거에 실패한 '패장'이 다시 지휘봉을 잡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비판이다.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윤상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그러면 뭐 하러 사퇴했느냐"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하고도 변하지 않더니 총선에서 괴멸적 패배를 당하고도 정신 차리지 못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렇게 가선 안 된다. 남에게 조롱거리가 되면 안 된다"며 "패배의 책임이 있는 분에게는 벌을 주고 험지에서 승리한 분에게는 상을 주는 것이 상식"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당대표는 민심이 당심이 되고 당심이 윤심이 되게 만들 수 있는 분, 대통령과 갈등으로 당을 분열시키지 않을 분, 오랜 기간 당에서 성장해서 당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분들의 경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가 될 경우 당정 간의 분열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로 해석된다.

친윤계인 김기현 의원도 가세했다. 김 의원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겨냥 "실패한 리더십이 아니라 민생을 살릴 새롭고 참신한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우리 당이 국민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첫걸음은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처럼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는 것"이라며 "그래야 국민들께서 우리 당이 '변화와 혁신을 위해 몸부림치려는가 보다'라며 눈길을 주시지 않겠나"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 전 위원장이 그간 강조해 온 '이조(이재명·조국) 심판'과 '지구당 부활'을 직격하는 발언도 이어갔다. 김 의원은 "이미 지난 총선에서 '이조심판'으로 패배했음에도 또다시 '이조심판'이라는 논쟁에 매몰돼선 안 된다"며 "'지구당 부활' 같은 정치권의 밥그릇 챙기기 이슈가 아니라 저출생과 연금, 고물가와 고금리 등 국민의 먹고사는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당력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포럼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의회 독재가 투쟁의 핵심이니 의회를 통해 막아내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도 원내에 있지 않느냐"라며 원외 인사인 한 전 위원장의 한계를 지적했다.

전날에도 전대 룰이 구체적 윤곽을 드러내면서 당대표 출마가 점쳐지는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나 의원은 헌법 제84조 해석상 이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한다는 한 전 위원장 주장에 대해 "그 기대와 예상은 허망하다"고 반박했다. 안철수·윤상현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의 '총선 패배 책임론'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