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전대룰, 몸 푸는 당권주자들…'한동훈 견제' 이심전심

이재명 겨냥 헌법 84조 해석 두고 차별화
'총선 책임론' 부각, '지구당 부활' 이견도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의원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의원이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 2022.1.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핵심인 지도 체제·당원 투표 반영 비율에 관한 큰 틀의 합의에 도달했다. 전당대회 규칙은 오는 13일쯤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전대 룰이 구체적 윤곽을 드러내면서 당대표 출마를 염두에 둔 후보군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견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헌법 84조 해석 논란을 두고 "이재명 대표 본인, 그리고 '이재명의 민주당'이 지금까지 보여준 행각들을 보면, 그 기대와 예상은 허망하다"며 "그것은 어디까지나, 법치와 상식, 사법부 독립이 살아있는 대한민국에서나 기대할 수 있을 법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표가) 집권까지 하게 되면 과연 대한민국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겠나"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에 고개 조아리지 않는 소신 법관을 탄압하고 찍어내기 시작할 것이다. 검찰, 공수처, 그것으로도 모자라면 특검, 거기에 국정조사에 탄핵소추로 집요하게 괴롭히고 굴복시킬 것이 뻔하다"라고 했다.

사법부 대상 입법에 나선 민주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도 견제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한 전 위원장은 최근 이재명 대표가 피고인 신분으로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헌법 84조에 따라 직을 상실하게 된다는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대통령직을 상실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나 의원은 현실론을 들어 이를 반박한 셈이다.

안철수·윤상현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의 '총선 패배 책임론'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안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한 전 위원장은) 지난 총선 때 어떻게 됐든 지휘봉을 잡은 분"이라며 "책임이 있다. 그에 따르는 결과는 본인이 다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이번 총선에서 정말 대패했고, 지금까지 100% 당원 룰에 의해 뽑은 결과가 이랬으니까 이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더 전향적으로 나갔으면 좋겠다"라며 "그러면 우리는 좀 더 개방적으로 나가야 한다. (당심과 민심 반영 비율을) 5대5를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 또한 "비대위원장을 모셔서 선거를 잘 치러달라고 요청을 드렸는데 결국 우리 당이 선거 참패를 경험했다"며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한 전 위원장이 자숙과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유승민 전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던진 '지구당 부활' 논제로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원외 표심을 겨냥한 의도적 발언이라는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지구당 부활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으며 비판적 견해를 드러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외 위원장에게만 지구당과 후원금 모금을 허용하면 위원장이 아닌 정치 지망생들에게 불공정한 진입장벽이 또 생기는 것"이라며 "우리 정치의 불공정은 '현직 대 비현직' 사이의 문제다. 단순히 현역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혹은 지역위원장) 간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인의 후원금은 선관위 등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에 등록해 한도와 지출 용도를 법으로 정하고, 모든 지출은 투명하게 공개하고 감시받도록 하고, 모금과 지출의 불법은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국민 세금으로 거대정당에 의석수를 기준으로 거액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거대정당은 그 돈을 흥청망청 쓰는 문제도 개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