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이 두렵다"…'반쪽·독단·폭주'로 얼룩진 국회 '첫 모습'
민주, 헌정사상 첫 단독 개원에 상임위 독식
우원식 사퇴 촉구 결의…與 "국회는 죽었다"
-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22대 국회가 여야의 전면전으로 출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과반 의석을 앞세워 헌정사상 처음 단독으로 국회 문을 연 데 이어 여야 합의의 기초 단위인 상임위원장까지 단독 선출하며 협치 단절을 예고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본회의에서 민주당은 법제사법·운영·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를 포함한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해 모두 독식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밤 민주당이 본회의를 강행하자 회의에 불참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상임위원장 표결이 진행 중인 본회의장 밖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오늘 민주당도 죽었고, 국회도 죽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독주는 익히 예고돼 왔다. 4·10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을 내건 민주당은 175석을 휩쓸었다. 108석을 얻은 국민의힘은 야권 전체 192석을 상대로 거부권 재의결 및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대정부투쟁을 이끄는 민주당과 대치에서 압도적 열세에 놓인 상황이다.
'총선 민심'은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전석을 확보하고 입법 총력전을 편다는 계획에 힘을 싣는 명분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회 개원 일주일 만에 민주당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해병대원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방송3법' '노란봉투법' '양곡관리법' 등의 재발의에 나섰다.
민주당은 지난 5일에도 국민의힘 불참 속에 22대 국회 첫 본회의를 소집하고 국회의장단을 선출한 바 있다. 21대 여당이던 민주당이 단독 개원한 전례가 있지만, 여당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이 단독으로 국회를 개원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민주당 폭주에 반발한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108명 당론으로 채택하고 이를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당분간은 당내에 만든 민생 현안별 15개 특별위원회를 통해 법안을 논의하고 국회 상임위 보이콧을 이어갈 전망이다. 특위는 대통령의 명령으로 제정하거나 개정하는 '시행령' 발표 및 추진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거대 여야의 출구 없는 대치가 계속되면서 22대 국회 출발부터 정국이 얼어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상임위 운영을 계속해서 거부할 경우 여당 몫으로 남겨둔 정무·기획재정·외교통일·국방·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정보·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까지 민주당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추 원내대표는 전날 "아무리 힘으로 막으려 해도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현실화하고 있고 민주당의 눈물겨운 이재명 방탄 시도는 성공할 수 없다"며 "중재하고 협의를 이끌어내야 할 사람이 국회 의장인데, 민주당의 대변인으로 전락했다. 이제 이 나라 진정한 국회의장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 구성한 상임위를 즉시 가동하겠다. 당장 부처 업무보고부터 요구하고 불응 시 청문회를 할 것"이라며 "국정조사가 필요한 현안들은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국회법에 따라 임시회의 회기 내 실시하게 돼 있는 대정부 질문도 추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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