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새 당대표 2년 해야 당 안정…당권-대권은 분리"
"당대표 사임하면 2등이 맡아서 할 수 있게 해야"
"선거 개인책임으로 돌리지 않는 게 우리 전통"
- 박기호 기자, 한상희 기자, 이밝음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한상희 이밝음 기자 =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당 개혁을 위해 가급적 2년하실 분이 새 당대표를 해야 당이 안정적으로 선거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이번 전당대회는 꼭 귀한 분이 당대표가 됐으며 좋겠다"고 했다.
과거 보수정당 출신으로는 2년 당대표 임기를 모두 마친 황 비대위원장은 "(안정적으로 당대표를 하니 이후) 선거를 전승했는데 탄탄하게 오랫동안 한 대표는 선거에 이길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들 대부분은 차기 대선 잠룡들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당헌 71조는 당 대표가 대권에 도전하려면 대선 1년 6개월 전에 직에서 물러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당대표로 선출되더라도 차기 대선에 출마하려면 당권을 내려놓아야 하고, 2026년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선 당권-대권 분리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황 비대위원장은 '부적절하다'며 이에 대해선 명확히 선을 그었다.
황 비대위원장은 "당권대권 (분리) 논의는 할 수 있지만 논의할 시간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과연 가능하겠느냐"며 "개정을 하더라도 지금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이어 "당권·대권 분리 조항을 건드리면 반발도 크고, 부작용이 클 것"이라며 "당대표가 아니라 대권주자로 선거운동을 한 것이냐는 비판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는 당권·대권 분리 여부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황 비대위원장은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셈이다.
다음달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최대 관심인 지도 체제와 관련해 황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년 새 6명이나 당대표가 바뀐 이유는 단일지도체제라 무슨 문제가 생기면 당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단절을 최소한으로 피하기 위해선 당대표 선거에서 2명 정도는 최고위원으로 보내는 게 어떠냐는 말이 솔솔 나온다"고 했다.
당 지도부가 최근 비공개 논의에서 현행 단일지도체제 유지에 힘을 실은 것으로 전해지며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에서는 이와 관련한 추가 논의가 없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려왔다. 하지만 황 비대위원장은 당대표 출마자 중 2·3위가 최고위원을 맡고, 별도로 최고위원 경선도 진행하는 '하이브리드형'(절충형) 체제를 재차 언급하며 지도체제 룰 변경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현행 단일지도체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 경선을 따로 진행한다. 과거 집단지도체제는 하나의 경선에서 최다 득표자가 당대표를 맡고 차순위 득표자들이 대표최고위원과 최고위원을 맡는 방식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흥행을 목표로 하는 황 비대위원장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군웅할거의 모습이 보여야 하고 많은 분들이 용기를 갖고 (출마해야 한다)"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전당대회 대통령이 된 (것과 같은) 연설을 들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황 위원장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원내 인사가 당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원내가 편할 수는 있는데 그게 꼭 필요조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는 "당헌·당규 정신 그대로 원·내외 다 가능하다, 문은 열려있다고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이번 전대에서 가급적 새로운 정당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고 연설에서 심금을 울리면서 품위가 있고 쇄신책, 정책, 방향, 비전, 국민이 열광할 수 있는 것이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황 비위원장은 '한동훈 책임론'으로 논란이 됐던 총선백서에 대해서는 "계속 '네가 잘했냐, 내가 잘했냐' 이러면 당에 분란만 생긴다. 앞으로 선거 때 아무도 안 나서려고 할 것"이라며 "정치적 책임은 대개 당대표가 지는 걸로 하고 개인 책임으로 돌리지 않는 게 우리 전통"이라고 밝혔다.
또 총선백서 발간 시기와 관련해선 "(조정훈 위원장에게) 신경 쓰지 말고 되는대로 하라고 했다"며 "원칙만 지키면 (전당대회) 전후는 문제가 안 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전당대회를 염두에 두지 말고 또박또박 좋은 걸 만들라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음 대표가 세례 요한처럼 (당을) 평정을 해줘야 한다"며 "그래야 그 다음 사람은 그걸 기반으로 도약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의도연구원 개혁 △260만명 당원 교육 △홍보 기능 강화 등 3가지 분야을 시급한 과제로 꼽으며 "여러가지 난제들이 있으면 웬만하면 처리하고 손대기 어려운 것도 (우리 비대위가) 과감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취임 후 이명박·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지낸 황 비대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 예방 여부에 대해선 "당에서 정식으로 요청했는데 대답이 없으시다"며 "정치에 일체 연관을 끊으시려는 것 같은데 (박 전 대통령의 의사를) 존중하고 싶다"고 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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