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후보 김윤 "훈수 두는 전문가 한계, 선수로 활동"

[여의도 신인]㉕ "1호 법안은 '의료개혁 패키지'"
"의료개혁, 10년 로드맵 필요…연금처럼 숙의 후 합의해야"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5.3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부족한 곳에 의료 인력이 가도록 만드는 정책, 필수 의료 분야 건강보험 수가를 올리는 정책, 어떤 지역에 응급센터가 얼마나 있어야 할지 지정하는 정책, 전공의 근무 여건 개선 정책 등이 한 번에 패키지로 이뤄져야 한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의료개혁 패키지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해당 패키지 법안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할 계획이라고도 밝혔으며, 국회에서 의료개혁을 추가로 논의할 국회 내 가칭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하기도 했다.

◇ "훈수 역할에 한계 느껴…시민후보 당선 때 공감받은 느낌"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 교수 출신인 김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주도 야권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시민사회 후보로 선출되면서 총선에 출마했다. 이후 비례대표 후보 12번에 배정받았고 민주연합이 14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면서 여의도 원내에 입성했다.

김 의원은 정계 입문 계기에 대해 '훈수 두는 전문가가 아닌 선수(選手)로 활동해 보고 싶었다'고 표현했다. "아무리 열심히 연구해 정책을 만들어도 정부가 잘 쓰지 않으면 진행되지 않더라"는 것이다.

김 의원은 "연구한 정책을 현실에 반영시키는 노력을 해왔는데 결국은 훈수를 두는 거라 선수로 일하는 것과 같지는 않았다"며 "훈수 두는 전문가의 역할에 한계를 많이 느꼈다"고 밝혔다.

이후 의대 증원 문제가 부각된 지금이 의료 개혁의 적기로 느껴져 선수로 활동하기로 마음을 굳히고 시민사회 후보에 지원했다고 한다. 그는 시민사회 후보로 선출된 당시에 대해 "의사나 정부와 싸워 온 의료정책 전문가로서의 삶에 공감과 인정을 받은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김윤 더불어민주연합 당선인(오른쪽) 2024.4.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1호 법안 천천히 낼 것, 이해당사자 의견 반영해 통과되는 게 중요"

김 의원은 여의도 입성 전 전문가로서 의대 정원 증원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지만, 윤석열 정부의 증원 추진 방식에는 비판적 입장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의대 증원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정부도 잘못이고 절대로 용납 못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대한의사협회(의협)에도 큰 책임이 있다"며 "정부는 소통하며 유연성을 발휘했으면 좋았을 것이고 의사들도 국민들이 겪는 고통을 보며 적절한 증원 규모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을 풀기 위해선 국회가 나서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며 "우리 사회 전체가 합의하고 정권이 바뀌어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장기적인 의료 개혁 10년 로드맵을 만드는 게 현재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같이 의료개혁을 전담할 특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료개혁에는 연금개혁처럼 숙의 방식으로 합의안을 도출해야 하는 주제들이 있다. 여러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숙의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입장을 민주당 지도부에도 전달했다고 한다.

의료개혁 패키지 1호 법안에 대해선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내려고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법안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통과되는 게 중요한 것이다. 먼저 낸다고 먼저 통과시켜 주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통과를 위해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는 절차적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간병비 급여화와 함께 재가서비스 증대 함께 진행해야"

김 의원은 희망한 대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에 배정됐다. 그는 복지위에서 의료개혁 외에도 노인 돌봄 정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피력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가 현대판 고려장, 간병 독박, 간병 살인 문제가 수년째 계속 언론에 오르내렸는데도 잘 해결되고 있지 않다. 재가 서비스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사의 왕진, 간호사의 방문 간호, 물리치료사의 방문 재활 같은 게 없다"는 것이다. 이어 "민주당의 간병비 급여화 공약과 짝으로 재가서비스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비대면 진료 역시 재가서비스의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대면 진료 부작용에 대해선 "처음 보는 환자를 비대면으로 어떻게 처방하느냐가 논란인데 주치의 제도를 기반으로 하면 된다. 3개월마다 한 번씩 (대면으로) 보면서 중간에 비대면 진료를 하면 문제가 없다"며 "비대면 진료를 독립적인 정책 과제로 다룰 게 아니라 주치의 제도를 기반으로 비대면을 어떻게 활용할지 반영해야 완결된 정책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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