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고비 넘긴 與 원내사령탑 추경호…이탈표 단속 예상 뛰어넘은 '선방'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 이탈 '찻잔 속 태풍'…"추경호 공로"
야권 22대 재추진에 시련 계속…이탈표 커트라인 8표로 줄어
-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검법(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은 재석 294표 찬성 179표 반대 111표로 최종 부결됐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예상을 뛰어넘은 선방으로 이탈표 단속이란 첫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9일 부임한 추 원내대표의 첫 과제로 채 상병 특검법 부결을 꼽아왔다. 당시 채 상병 특검법은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어 정부로 이송된 직후였다. 윤 대통령이 추 원내대표 부임 당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상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 의사를 밝힘으로써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유력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거부권을 행사했다.
추 원내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을 부결시키기 위해서는 이탈표를 17표 이내로 틀어막아야 했다. 구속기소 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을 제외한 재적의원 295명이 모두 본회의에 출석한다고 가정하면 197명 이상 찬성해야 특검법이 재의결된다. 재의결 시 통과 요건은 '과반수 출석 및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법안 재의결을 위해선 여당에서 17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여당 의원이 표결에 불참한다면 적은 찬성표로도 통과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였다.
추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에게 직접 편지를 쓰고 전화 통화 등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을 총동원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탈표 규모를 파악하고 참석을 독려하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원내부대표단뿐 아니라 윤재옥 전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전임 원내부대표단도 동참했다. 추 원내대표는 본회의 당일인 이날엔 비상의원총회에서 "단일대오의 각오로 임해달라"고 호소했다.
야당이 22대 국회 재추진 의사를 밝히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첫 시험대를 넘어선 추 원내대표는 일단 한시름 놓게 됐다. 안철수·유의동·김근태·김웅·최재형 의원이 찬성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이탈표가 아예 발생하지 않은 듯한 결과가 나온 덕분이다.
특히 다수의 낙선자·불출마자 등으로 내부 결집 동력을 확보하기 힘든 여건에서 일궈낸 성과여서 더욱 값지다는 평가가 여권에서 나온다. 3선에 성공한 한 의원은 뉴스1에 "이번 결과는 추경호 원내대표의 공로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특검법 재추진이 유력한 상황이어서 여권이 자축하긴 이르다. 야당들은 21대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이 부결돼 폐기된다고 하더라도, 곧 개원할 22대 국회에서 1호 법안으로 추진하는데 뜻을 모으고 있다. 22대 범야권 의석수는 총 192석에 이르러 국민의힘에서 8표만 이탈해도 대통령 거부권이 무력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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