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8호 김대중·325호 문재인·620호 박근혜'…이번엔 누가

DJ방 국힘 초선 최은석…文방 21대 이어 권칠승 사용
朴방은 최측근 유영하…'815'호는 백범 증손자 김용만

21대 국회가 개원한 가운데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 의원실 짐을 옮기기 위한 장비들이 놓여 있다. 2020.5.3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22대 국회 개원을 일주일 남기고 국회 의원회관은 이사 준비로 분주하다. 방 번호에 특별한 상징성을 가진 의원실들은 이번 국회에서도 자리싸움이 치열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장 등을 지낸 거물급 정치인들이 쓴 의원실은 매 국회에서 선호도가 높았다. 혹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건들의 날짜를 떠올리게 하는 방 번호도 인기가 좋은 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9대 국회에서 사용했던 620호는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국민의힘 당선인에게 돌아갔다.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계승한단 취지로 풀이된다. 620호는 21대 국회에선 비례대표인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이 썼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325호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일인 5월23일을 뒤집은 숫자다. 21대 국회에선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용한 바 있고, 3선에 성공한 권 의원이 22대 국회에서도 사용할 예정이다.

3층은 전망이 안 좋아서 비교적 인기가 없는 층이긴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312호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328호 등이 위치해있다. 328호엔 국민의힘 초선인 최은석 당선인이 머물게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7, 18대 국회에서 사용한 545호는 22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당선인이 입주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이후 545호를 사용했던 이완영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임기 중 불법정치자금 수수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21대 국회에선 이수진 민주당 의원이 545호를 썼다.

454호는 역대 국회의장을 두 명 배출한 방이다. 16대 국회 전반기 의장이었던 이만섭 전 의장, 20대 국회 후반기 의장이었던 문희상 전 의장이 454호를 썼다. 21대 국회에선 조정식 민주당 의원이 이 방을 사용했다. 22대 국회에서 6선에 성공한 조 의원은 이번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출마했다가 후보직을 사퇴했다.

역사적 사건을 연상케 하는 정치적 상징성이 있는 방들도 인기가 좋은 편이다. 5·18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518호나 4·19 혁명을 떠올리게 하는 419호, 6·15 남북공동선언일을 의미하는 615호 등은 대대로 민주당 의원들이 희망한 방이다. 이번 국회 최고령 의원인 박지원 당선인이 615호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진다.

광복절을 연상시키는 815호도 역사적 의미가 있는 방이다. 22대 국회에서 815호는 백범 김구 증손자인 김용만 민주당 당선인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1대 국회에선 박찬대 원내대표가 815호를 썼지만 이를 김 당선인에게 양보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부정적 이미지의 444호는 19대 국회부터 공실로, 사용하지 않는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