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돌풍 진앙 '노사모'…한동훈 복귀 발판 '위드후니'
거물급 정치인 필수코스…박사모·문팬·개딸로 이어져
지지층 넘어선 정치팬덤, 당내 권한 키워 정치 세력화
- 조현기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를 맞이해 정치권 관계자뿐만 아니라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출신 인사들도 대거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노무현재단은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에서 '지금의 실천이 내일의 역사입니다'를 슬로건으로 노 전 대통령 추도식을 연다.
정치인에게 팬클럽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사모' 이후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대권 잠룡들에겐 팬클럽이 든든한 후원자이자 선거 운동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노사모는 지난 2000년 4·13 총선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서울 종로를 포기하고 부산에 출마했다 낙선한 계기로 결성됐다. 이후 노사모는 2002년 국민 참여 방식으로 치러진 새천년민주당(더불어민주당 전신) 대선 후보 경선에서 노무현 돌풍을 일으키는 데 기여했다.
2004년 결성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박 전 대통령의 당선에 큰 역할을 기여했다. 뒤이은 2017년 19대 대선에서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문팬'의 지지를 받으며 청와대에 입성했다.
2000년대 초반 정치인의 팬덤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정치 참여 기반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팬덤으로 인한 폐해가 커지면서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 정치권에서 계속 제기되고 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전날 국회에서 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팬덤이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의 당선에 기여한 비율은 0.1%가 될 수 없을 것"이라며 팬덤 정치의 폐해를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노사모'와 '개딸'을 비교하며 "노사모는 노 대통령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비판했다. (정치인 팬덤은 이처럼) 건강한 팬덤으로 계속 작용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최근 팬덤이) 정쟁의 장에서 배제하는 수단으로 좌표 찍고 집중 공격하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 본령을 훼손하는 것을 목표로 작동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우려했다.
실제 김 의장의 우려처럼 최근 정치인 팬덤은 단순히 한 정치인을 응원하는 것을 넘어 의견이나 입장을 달리하는 정치인이나 후보에게 '문자폭탄'이나 '인신성 공격'을 이어가며 정당 민주주의를 뒤흔드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는 '개딸'(개혁의 딸)은 현재 민주당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어나 주요 법안 현안에서 당론과 다른 생각을 보인 의원들에게 '수박'이라고 멸칭하며 같은당 의원을 공격하기도 한다.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하며 "지금의 민주당이 과거 민주당과 달리 개딸 전체주의 주류가 돼버렸고 그래서 이 나라와 동료시민 삶과 미래를 위협하는 존재가 돼버린 것"이라며 민주당을 탈당하는 이유로 '개딸'을 꼽았다.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에서도 팬덤 정치에 최근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팬덤이 한 전 위원장의 정치력에 힘을 보태고 있단 분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이 여당 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들은 현재 한 전 위원장의 정치 복귀를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총선 패배로 인해 한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났지만 국회 헌정회관 담장 앞에는 정계 복귀를 염원하는 내용의 화환들이 줄지었다.
또 한 전 위원장의 팬카페 '위드후니'는 23일 오전 11시 기준 7만 1376명을 기록하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났음에도 팬카페 회원 가입자가 늘어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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