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일극체제'는 안 된다…민주당의 민주주의 작동

친명 사실상 단일화에도 禹 당선…李 리더십 타격
'이재명 방탄정당' 與 공세도 일정부분 대응 가능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인사말하고 있다. 2024.5.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우원식 의원이 당선되자 민주당이 '이재명 사당'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민주당에 따르면 전날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선거에선 우 의원이 추미애 당선인을 꺾고 후보로 선출됐다. 국회의장은 재적 의원 과반수 득표로 당선되는 만큼 원내 제1당 후보로 선출된 우 의원이 의장직에 오를 전망이다.

전날 선거에는 민주당 22대 총선 당선인 171명 가운데 169명이 참석했으며 우 의원이 89표, 추 당선인이 80표를 각각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거는 정치권에서 이변으로 평가받는다. 그간 추 당선인이 친명(친이재명)계 조정식 의원과의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당선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친명계 박찬대 원내대표가 조 의원, 정성호 의원과 만나 중도 하차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이 추 당선인에게 쏠렸다는 해석도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 의원이 당선되면서 이재명 대표 리더십은 다소 손상을 입었다는 평가다.

다만 이번 우 의원 선출을 두고 정치권에선 민주당에서 당내 민주주의가 작동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직전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 '박찬대 단독 출마'로 당내 의사결정에 명심이 절대적이란 우려도 나왔지만 이번 국회의장 후보 선출로 이 같은 걱정을 불식했다는 것이다.

특히 당내에선 "권력 서열 2위를 당대표나 원내대표가 결정한다는 것은 뭔가 잘못됐다"(우상호 의원), "국회의장 경선에 왜 대표가 개입하느냐"(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 등 비판적 목소리가 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재명 일극 체제'나 '방탄 정당'에 대한 우려도 일정 부분 해소한 것 아니냐는 평가다.

특히 여권에선 민주당 사례를 본받아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강성 지지층에게 더 많은 지지를 받은 추 당선인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온건한 우 의원을 선택한 민주당이 무섭다"며 "앞으로 민주당의 모든 기준은 대선 승리뿐이다. 패배한 우리보다 승리한 민주당이 더 먼저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경원 당선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가 결정하는 식의 의장이 아니었다면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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