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성' 추미애 국회의장 피했는데…與 더 큰 위기감, 왜
"이재명 사당화가 대응 쉬운데…우원식 선택, 무섭다"
"정말 놀랐다…與 안 변하면 더 크게 버림받을 수도"
- 조현기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을 앞세워 선출이 예상됐던 추미애 당선인이 아닌 우원식 의원이 승리한 데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우 의원을 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우 의원은 추 당선인을 제치고 과반 득표했다.
경선 전까지만 해도 당내 '강경 매파' 추 당선인의 선출이 유력했지만 '합리적인 행동파' 우 의원이 이변을 연출했다.
특히 국민의힘 내부에선 수도권과 초선·원외를 중심으로 위기감을 드러내는 것과 함께 변화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일 총선 참패 원인 진단 세미나를 열며 당내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는 '수도권 5선' 윤상현 의원은 전날 오후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중도층을 향한 민주당의 변화가 두렵다"고 말했다.
이어 "강성 지지층에게 더 많은 지지를 받은 추미애 당선인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온건한 우원식 의원을 선택한 민주당이 무섭다"고 우려했다.
특히 ""선택의 기준은 '대선 승리에 누가 더 도움 될까' 하나"라며 "앞으로 민주당의 모든 기준은 대선 승리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패배한 우리보다 승리한 민주당이 더 먼저 변하고 있다"며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초선 의원은 "민주당의 국회의장 선거에 정말 놀랐다"며 "이겼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당보다 더 변화와 혁신의 신호·조짐이 빠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 역시 민주당의 결과를 타산지석 삼아 변화와 혁신의 불씨를 지펴야 한다"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우리가 정말 잘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원외에서도 위기감이 터져 나왔다. 당내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에 참여 중인 박상수 인천 서구갑 당협위원장은 전날 뉴스1과 통화에서 "민주당이 아직 살아있다는 생각이 드는 사건이었다"고 두려워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민주당이 이재명 사당화가 되면 (국민의힘 입장에선) 대응하기 쉽단 생각도 있었는데, 우리가 정말 잘 해야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고 소회를 드러냈다.
또 "우리 당이 더 긴장하고 더 적극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더 크게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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