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저출산' 안철수 '의료' 윤상현 '혁신'…비윤계 '키워드' 정치

비윤계 내 '차별화 시도'…강한 비윤 한동훈·유승민 견제 시선도
친윤계 당권주자 숨고르기…조기 전대 주장 韓 견제 시작 분석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 당선인(왼쪽부터), 안철수 의원, 윤상현 의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비윤(비윤석열)계 당권 주자들이 자신이 내세우는 키워드를 통해 차별화를 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비대위 출범과 함께 전당대회 준비가 본격화할수록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들의 행보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여권에 따르면 나경원 당선인은 '저출생', 안철수 의원은 '의료개혁', 윤상현 의원은 '보수 혁신'을 키워드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나 당선인은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저출산과 연금개혁'을, 윤 의원은 '보수의 가치,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한다.

이에 앞서 안 의원은 14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와 함께 '국민·환자들이 원하는 개선된 우리나라 의료시스템 공청회'를 주최했다.

유력 당권 주자인 세 사람이 참여하는 세미나와 공청회는 최근 이들을 상징하는 키워드를 내포하고 있다.

윤석열정부 초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나 당선인은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헝가리식 저출산 해법'을 예고하는 등 저출산 관련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수도권인 인천에서 5선에 성공한 윤 의원은 총선 참패 직후부터 '보수 혁신'을 주제로 계속해서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며 총선 패배 원인을 분석하고 수습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의사 출신인 안 의원은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자 '증원 1년 유예' 등 해결책을 제시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비윤계 당권 주자인 이들은 같은 비윤계 내에서 키워드를 통해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강한 '비윤' 색채를 가진 유승민 전 의원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란 분석도 있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쓴소리를 이어가는 데 이어 최근 지지자들과 모임을 가지며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인사들과 당직자 등을 만난 데 이어 최근 양재도서관과 도곡동 자택 인근에서 시민 목격담이 전해지면서 전대 출마에 무게가 실린다.

이들 당권주자들의 행보는 ‘관리형 비대위’인 황우여 비대위 출범과 함께 앞으로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비윤계의 빠른 행보와 달리 친윤계는 잠잠한 모습이다. 여권에서는 권성동·권영세·윤재옥 의원 등이 친윤계 당권주자로 꼽힌다.

이들은 정권심판 총선 패배 이후 친윤계를 향한 책임론이 나옴에 따라 숨 고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친윤계는 조기 전대를 주장하면서 비윤계를 향한 견제를 시작한 모습이다. 조기 전대가 치러질 경우 총선 패배 책임론에 직면한 한 전 위원장이 입지를 넓히기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여권에서는 전대 시계추가 빨라질수록 친윤계와 비윤계 간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