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충청 전면 배치했지만…'친윤' 색채 여전한 국힘 지도부

지도부 7명 중 5명 '비영남'…"균형 있게 인선"
추경호, 친윤 지적에 "도식적 접근…모두가 친국민"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 원내대표 선출 선거 당선자총회에 자리하고 있다. 2024.5.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신윤하 기자 =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차기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 지도부 인선을 12일 발표했다. 4·10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한동훈 비대위 체제가 막을 내린 지 약 한 달여 만이다.

새롭게 인선된 비대위원들은 비영남권을 중심으로 채워졌지만, 활동 경력과 당연직 위원 3인까지 감안하면 새 지도부에도 친윤(윤석열) 색채가 여전히 짙게 드리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새 비대위원으로 재선에 성공한 엄태영(충북 제천·단양) 의원과 유상범(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의원, 국회에 첫 입성하는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당선인, 수도권에서 낙선한 전주혜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 등 4명을 내정했다.

당대표·원내대표와 함께 당 3역으로 불리는 정책위의장에는 3선 고지에 오른 정점식(경남 통영·고성) 의원이 발탁됐다. 당의 조직·재정 등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에는 성일종(충남 서산·태안) 의원이 임명됐다. 추경호 원내대표와 함께 22대 원 구성 협상을 책임질 원내수석부대표으로는 재선의 배준영(인천 중·강화·옹진) 의원이 지명됐다.

정책위원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비영남권으로 채워지며, 중도층·수도권·청년층 민심을 챙겨야 한다는 당 안팎의 쇄신 요구를 인식했다는 평가다. 엄 의원과 성 의원은 충청을 지역구로 두고 있고, 유 의원은 강원도가 지역구다. 김 당선인과 전 위원장, 배 의원은 수도권에서 활동하고 있다.

계파별로 보면 김 당선인은 비윤계로 분류된다. 엄 의원과 성 의원, 배 의원의 경우 범친윤계로 분류되긴 하나 계파색이 강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령별로는 30대 1명, 50대 4명, 60대 2명으로 50·60대가 주를 이뤘다.

다만 '친윤 비대위'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정점식·유상범 의원, 전 위원장 등 친윤으로 분류되는 율사 출신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서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내, 외 지역 등을 고려해 나름대로 균형있게 모셨다고 생각한다"면서 "인선이 있을 때마다 도식적으로 '친0'이라고 접근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려운 선거를 통해서 정권을 창출해 대한민국 국정을 책임지는 분은 대통령"이라며 "우리 의원 전부가 친국민의힘이고 친국민이며, 성공적인 정부가 되도록 하는 데 한몸, 한뜻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실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견해 차가 있는 건 당내나 당외나 당정협의회를 통해서 좁혀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내정된 비대위원과 주요 당직자는 향후 당헌당규에 따른 임명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비대위원은 13일 오후 상임전국위원회를 개최해 임명 안건을 의결한다.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는 향후 각각 의원총회에서 추인과 의결을 진행한다. 사무총장은 비대위 구성 이후에 비대위 협의를 거쳐 임명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들은 13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 만찬 회동에도 참석한다.

황우여 비대위의 최대 과제는 전당대회 룰 개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지난해 전당대회 당시 여론조사 30%를 없애고 '당원투표 100%로 바꾼 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 당선인과 원외 인사들을 중심으로 당원투표 비중을 낮추고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30∼50%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반면 친윤계와 영남권에선 "당대표는 당원이 뽑는 것"이라며 현행 룰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