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치열한 법사위 쟁탈전…그동안 누가 맡았나 봤더니

4년마다 법사위 놓고 원 구성 진통…올해도 충돌 예고
17대부터 야당·원내2당이 맡았지만…21대서 관례 깨져

김진표 국회의장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순직 해병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상정과 관련 대화를 하고 있다. 2024.5.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여야는 4년 마다 법제사법위원장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인다. 22대 원구성 협상에서도 여야가 법사위를 놓고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법사위는 체계·자구 심사 권한을 갖고 있어 각 상임위 법안을 최종 심사하는 '상원' 역할을 한다. 여당 입장에선 정책 추진을 위해 필요하고, 야당에겐 정부·여당에 맞설 마지막 방어 수단인 셈이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원구성 협상이 결렬되자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18개 상임위를 독식했다. 범야권 192석을 앞세워 다시 한번 독식을 노리는 민주당과 법사위를 두 번 빼앗길 수 없다는 국민의힘의 강대강 대치가 예상된다.

내주 여당 원내대표 선거를 거쳐 여야 원내사령탑 구성이 끝나면 본격적인 대치 국면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박찬대 신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견발표에서 법사위와 운영위를 민주당 몫으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다수당이 법사위와 운영위를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같이 가져갈 수는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법사위원장은 15대 국회 후반기인 1998년부터 야당이 맡아왔다. 이후 17~19대 국회에선 야당이자 원내 제2당이 법사위를 가져갔다. 20대 국회에선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조건으로 야당이 국회의장을 맡았다. 21대 국회에선 야당도 제2당도 아닌 민주당이 이례적으로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차지했다.

여야는 관례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개원 때마다 법사위를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2004년 17대 국회 개원 당시에도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첨예하게 맞섰다. 한 달간 신경전 끝에 당시 야당이자 제2당이던 한나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았다.

18대 국회에서도 여야는 법사위원장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고 대립했지만, 결국 소수 야당이던 민주당에 넘어갔다.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양보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법사위는 1998년 15대 국회 후반기 이후 야당이 10년간 차지했기 때문에 민주당에 내줄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설명하기도 했다.

19대 국회에선 여당인 새누리당이 원내 1당을 차지한 뒤 다른 상임위원장 자리를 넘겨주는 조건으로 법사위를 요구했다. 하지만 협상 끝에 야당인 민주통합당이 법사위를 가져갔다. 새누리당에선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20대 국회에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제1당을 차지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민주당은 야당이 차지해 온 법사위원장을 새누리당에게 양보하는 조건으로 국회의장직을 요구했다. 새누리당은 꼼수라며 반발했지만 결국 야당에 국회의장직을 넘겨주고 법사위와 운영위를 가져갔다.

21대에선 야당도 제2당도 아닌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앞세워 국회의장뿐 아니라 법사위를 포함한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했다. 당시 미래통합당은 법사위는 야당이 맡는 게 관례였다고 반발했지만 의석수 앞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1년 넘게 이어졌던 민주당의 상임위 독식은 2021년 여야가 21대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기로 합의하면서 정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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