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독경 회담" 비판 뒤 채상병 특검 강공…21대 막바지 강대강 정국 불가피
본회의서 처리 강행…거부권 시 재표결
국힘 "의사일정 협조 안 해"…민주 "최악의 정치 끝장날 것"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채상병 특검법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되면서 여야가 또다시 거부권 정국을 맞이하게 됐다. 영수회담 이후 여야가 이태원참사 특별법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기대감을 모은 협치 가능성이 무산되는 모양새다.
3일 국회에 따르면 전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재석 168명 전원 찬성으로 처리됐다. 국민의힘은 김웅 의원을 제외한 전원이 본회의장을 퇴장해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정부 관계자들이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특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정부와 국민의힘은 수사기관이 해당 사건을 이미 수사하고 있는 만큼 특검이 불가하다며 맞서왔다.
여야 쟁점 법안이 재차 처리되면서 윤 대통령이 재차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채상병 특검법 통과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입법 과정과 법안 내용을 볼 때 거부권을 건의해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도 브리핑을 통해 특검법 강행 처리에 유감을 표하며 "협치 첫 장의 잉크가 마르기 전에 민주당이 입법 폭주를 강행한 것은 여야가 힘을 합쳐 민생을 챙기라는 총선 민의와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이달 28일에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채상병 특검법을 재표결하겠다는 계획이라 여야 간 강대강 대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 이후 강경 대응 기조를 굳혀가고 있다. 영수회담에 배석했던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최근 "우이독경 마이웨이 윤 대통령에 대한 실망이 매우 크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추후 이달 말 열릴 본회의에서 전세사기특별법 등 쟁점 법안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본회의 표결을 막기 위한 총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추후 21대 국회에서 본회의가 열릴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윤 원내대표는 "이제는 민주당을 믿을 수 없다. 우리 당은 21대 국회 마지막까지 모든 국회 의사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채상병 특검법이 통과되자마자 대통령실이 입장을 밝혔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감출 수 없다"며 "대다수 국민이 원하는 법안이 나쁘다는 당신들의 최악의 정치는 반드시 끝장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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