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여소야대' 국힘 원내대표 후보난…이철규는 불출마 관측
찐윤 이철규 등판설로 '비윤' 낙인 우려…여소야대 정국 어려움도
"당 침체돼 있다" "눈치 보지 말고 나와야" 주문 이어져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이 22대 국회를 앞두고 새 원내대표 선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력 후보로 꼽히던 이철규 의원도 사실상 불출마로 마음이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극단적 여소야대 국면에서 수행해야 할 어려움 등은 후보난의 배경으로 꼽힌다. 당 일각에서는 중진 의원들이 당 위기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2일 여권에 따르면 당은 당초 전날(1일) 원내대표 후보 등록을 받고 오는 3일 경선을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일정은 5일 후보등록, 9일 경선으로 연기됐다. 원내대표 경선이 연기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유는 후보난이다. 당초 예정된 후보등록일인 전날까지 공식적으로 도전 의사를 내비친 의원은 없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전날 "어제(30일)까지 아무도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다"며 인물난을 연기 이유로 암시했다.
이같은 인물난 배경으로 찐윤 이철규 의원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당정 소통이 원활한 인사라는 점과 당 사무총장, 인재영입위원장을 지내면서 22대 총선 당선자들과 소통에서 강점을 가진다는 점에서 그의 존재는 타 의원들이 도전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이 의원과 맞설 경우 '비윤'으로 비치는 점도 부담으로 꼽힌다. 현재 여당 중진 의원들 다수는 윤심이 강한 여권의 텃밭을 지역구로 두고 있어 비윤으로 낙인찍힌다면 지역에서 부정적 평가가 나올 수 있다.
유력 원내대표 후보로 꼽힌 김도읍 의원의 경우 이 의원과 경쟁구도가 친윤 대 비윤으로 흐르자 계파 갈등에 대한 우려로 출마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의원은 자신을 향한 당내 비토 목소리가 높아지자 불출마로 마음이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비윤계를 중심으로 이 의원을 향해 정권심판 총선에 대한 책임론을 외치고 있다. 최근에는 친윤계 배현진 의원, 당 원로인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도 이 의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의원이 불출마하더라도 중진 의원들의 도전은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108석으로 192석의 범야권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국회의장은 물론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 등 차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로, 원구성 협상과정에서부터 새 원내대표는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 21대 국회 개원 당시처럼 모든 상임위원장을 야당에 내줄 경우 원내대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야당의 입법 공세 차단도 쉽지 않다. 야권은 채상병 특검을 비롯해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부결된 법안을 재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채상병 특검은 당선자 일각에서 찬성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여당에서 8명의 이탈표만 발생해도 대통령 거부권은 무력화된다. 이 경우 대통령은 물론 여당은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 책임은 원내대표를 향할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상황으로 인해 원내대표 후보로 꼽힌 일부 중진 의원들은 상임위원장을 선호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에 당내에서는 중진 의원들이 당 위기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인은 전날 SBS라디오에서 "많은 분들이 나와 건강하게 경쟁하고 비전도 얘기하고 그러는 게 있어야 하는데 아무도 출마선언을 안 한다"며 "국민들께서 실망하신 것을 극복하기 위해 당내가 활발하게 움직여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이철규 의원이 (원내대표 후보로) 나온다고 하니까 (당내에서) 친윤계의 강한 스크럼을 의식하고 소신을 못 펼치는데, 정치는 소신껏 하라"며 "원내대표에 뜻이 있는 분은 분위기를 살피지 말라"고 당부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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