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패배 책임" "민심 읽어야"…이철규 원내대표 비토론 '봇물'
나경원 "단독 출마·당선 건강하지 못해" 윤상현 "상보다 벌 받아야"
안철수 "수도권 중진이 맡아야" 고동진 "민심 읽는 지도자 필요해"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이 후보난으로 새 원내대표 선출의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유력 후보로 꼽히는 찐윤 이철규 의원(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을 향한 당내 비판 목소리가 1일에도 이어졌다.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인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 의원이 그동안 주요 직책을 많이 맡으시다 보니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며 "이 의원 단독 출마, 단독 당선 이런 모습은 당에 건강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나 당선인은 당권은 비윤계인 자신이, 원내대표는 친윤 이철규 의원이 맡는 이른바 '나·이 연대설'에 대해 "진짜 기분 나쁘다"며 "굉장한 고약한 프레임"이라고 불편한 기색도 보였다.
윤상현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이 의원은 총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분이라 상보다는 벌을 받아야 한다"며 "이 분이 악역을 자처하겠다고 하는데 진짜 악역은 총선 참패에 책임지고 백의종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이 (원내대표 후보로) 나온다고 하니까 (당내에서) 친윤계의 강한 스크럼을 의식하고 소신을 못 펼치는데, 정치는 소신껏 하라"며 "원내대표에 뜻이 있는 분은 분위기를 살피지 말라"고 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원내대표 인선과 관련 "지금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서 다들 고심하고 계시는 것 아닌가 싶다"며 "수도권 당선자 중 다선 의원이 역할을 맡으면 좋겠다"며 강원 출신인 이 의원을 겨냥했다.
고동진 서울 강남병 당선인도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서 "원내대표 추대론과 대세론에 대해 갑론을박 중"이라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책임지는 정치와 함께 민심을 읽는 능력으로 신뢰받는 보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친윤 핵심으로 당 사무총장, 인재영입위원장을 지낸 이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당내에서는 이 의원을 향한 비토 목소리가 이어졌다. 배현진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철규 의원께서 불출마 선언을 하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홍준표 대구시장은 "패장(敗將)을 내세워 또 한 번 망쳐야 하겠나. 가만두고 보려니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했고, 김태흠 충남지사는 "자숙도 모자랄 판에 무슨 낯으로 원내대표 설이냐. 그렇게 민심을 읽지 못하고, 몰염치하니 총선에 대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여권은 원내대표 후보난을 겪고 있다. 이에 당은 3일 예정됐던 원내대표 경선을 9일로 연기하는 이례적 결정을 내렸다. 당내에서는 찐윤 이 의원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주요 당직을 역임하며 의원들과 소통반경을 넓혔고, 이번 총선에서 당세가 강한 영남, 강원 등을 중심으로 친윤계 인사들이 국회에 다수 입성한 것이 이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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