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약한 프레임" 나·이 연대설…나경원 '이철규 카드' 거리두기
나경원 "원내대표 단독출마 당선 건강하지 못해…당내 이철규 거부감 있어"
원내대표 경선 후보난 속 3→9일로 연기…비토 속 이철규 출마 여부 관심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 경선이 후보난을 겪는 가운데 유력 주자로 꼽히는 찐윤 이철규 의원을 향한 당내 비토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당대표 나경원·원내대표 이철규를 의미하는 ‘나·이 연대’의 한 축인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인 마저도 이 의원의 단독 출마와 당선은 안 된다며 비토론에 가세했다.
나 당선인은 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철규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와 관련해 "단독 출마, 단독 당선이란 모습은 건강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의원이 단독 출마한다고 얘기한 적 없다"면서도 "이 의원이 그동안 주요 직책을 많이 맡으시다보니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며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이 의원은 당내 유력 원내대표 후보로 꼽힌다. 극단적 여소야대 국면에서 당정 소통의 적임자인 이 의원이 원내 사령탑을 맡는다는 것이다. 앞서 사무총장, 인재영입위원장을 지내 당선인들과 접점이 많은 것도 이 의원의 원내대표 가능성을 높였다.
일각에서는 친윤 이 의원이 원내대표를, 비윤 나 당선인이 당대표를 맡는 '나·이 연대설'도 나왔다. 당내 계파 간 균형을 갖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나 당선인은 앞선 전당대회에서 친윤계의 견제를 받으면서 ‘비윤’(비윤석열)으로 분류됐고, 이번 총선을 통해 서울에서 당선된 수도권 대표주자라는 점에서 정권심판 총선에서 패배한 당 위기를 수습할 적임자란 평가를 받고 있다.
나 당선인은 나·이 연대설을 꾸준히 부인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불편한 기색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는 이날 나·이 연대설에 "진짜 기분 나쁘다"며 "굉장한 고약한 프레임"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이날 이철규 의원의 단독 원내대표 출마를 견제하며 나이 연대설 부인을 넘어 '이철규 원내대표' 자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전했다.
나 당선인의 이같은 발언은 당내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당내에서는 이철규 원내대표 유력설과 함께 그를 향한 비토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정권심판 총선 패배 이후 친윤 핵심 인사인 그가 원내대표를 맡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윤상현, 안철수 등 당내 비윤계를 중심으로 이같은 비판이 터져나왔고, 홍준표 대구시장, 김태흠 충남지도사 비판에 동참했다. 친윤계인 배현진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의원 원내대표를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 이 의원이 원내대표에 도전장을 낼지 관심이 쏠린다. 당은 당초 이날 후보등록을 하고 3일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도전 의사를 밝힌 인사가 없고, 당선자들이 후보자들의 비전을 확인하는 자리를 유하면서 후보등록은 5일, 경선은 9일로 미루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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