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회담에 거야 대여 공세 예고…22대 국회 역대급 지각 개원하나

22대 국회 21대 보다 상황 나빠…원구성·법안 '가시밭길'
21대 48일만에 개원 '최장지각'…민주당 상임위 독식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 앞서 집무실에 도착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맞이하며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22대 국회가 역대급 지각 개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거야가 대여 공세를 예고하고 있어서다.

지난 21대 국회도 임기 시작 48일 만인 7월16일 개원식을 열어 1987년 헌법 체제 이후 가장 늦은 개원이라는 오명을 썼다. 당시 여야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해 논란이 일었다. 주호영 당시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협상에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22대 국회는 21대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는 게 중론이다. 총선 청구서를 내미는 192석 거야와 물러날 곳이 없는 여당의 강대강 대치만 남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도 국회의장뿐 아니라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모두 차지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21대 국회에서 상임위원장을 모두 내준 경험이 있는 만큼 법사위원장 등 주요 상임위 사수에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는 체계·자구 심사 권한을 갖고 있어 각 상임위 법안을 최종 심사하는 '상원' 역할을 한다. 지난 21대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맡으면서 민주당이 추진하던 법안에 번번이 제동이 걸렸다.

민주당은 대통령비서실과 대통령경호처 소관 상임위인 운영위원장 자리도 요구하고 있다. 운영위에서 김 여사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겠다는 것이다.

22대 국회가 우여곡절 끝에 개원하더라도 가시밭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태원참사특별법과 채상병 순직 사건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비롯해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던 주요 법안도 22대에서 다시 등장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전날(29일) 윤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A4 용지 10장 분량을 15분간 읽으며 12개 의제를 던졌지만, 의료개혁안을 제외하곤 모두 입장차만 확인했다.

민주당은 5월 임시국회에서 이태원참사특별법과 전세사기특별법, 채상병특검법 등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5월 임시국회 처리가 불발될 경우 22대 국회에서 김 여사 특검법 등과 함께 재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여야 원내사령탑이 '찐명(진짜 친이재명)'과 '찐윤(진짜 친윤석열)'으로 결정 날 경우 협상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에선 친명 박찬대 의원이 원내대표에 단독 출마했다. 국민의힘은 친윤 이철규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다른 후보군은 여전히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고심하고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추대하는 박찬대 원내대표는 강경이고 개딸의 입장을 대변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왔고 이 대표와 아주 친밀한 관계를 보이고 있다"며 "(민주당이) 21대보다 더 일방적 독주를 할 텐데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사람, 대통령과 가깝고 멀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 수모를 감내하면서 열심히 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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