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 그후] 용산 참모 핸디캡 극복, '재개발·재건축' 표심 공략

김은혜, 재선 김병욱 상대 2.27%p 승리…8년 만에 보수탈환
정자·금곡·구미 등 재개발·재건축 선도지구 빼앗아오기 성공

편집자주 ...어느 때 보다 치열했던 제22대 총선. 최대 승부처는 수도권이었다. 이중에서도 당락을 가른 표 차이가 5%포인트(p) 미만인 선거구가 20곳에 달한다. 이념, 계층, 세대, 지역으로 갈라진 우리나라 정치지형을 낱낱이 보여주는 곳들이다. 5%p의 차이를 극복하고 당선한 후보들은 누구며, 승패의 결정적 요인은 무엇이었는지 차례로 분석한다.

김은혜 경시 성남분당을 당선인 페이스북 캡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경기 성남분당을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현역이자 지역구 재선인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승리했다. 두 후보간 표 차이는 3063표, 득표율 2.27%포인트(p)로 박빙의 승부였다.

이 지역은 전통적 보수텃밭으로 불린다. 분당구 단일 선거구에서 갑과 을로 지역구가 나눠진 16대 총선(2000년) 이후 지금까지 치러진 6번의 선거에서 보수정당 계열이 4번 승리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16~18대 내리 3선을 지내며 50.86%→53.95%→71.06%의 득표율을 기록, 보수세를 공고히 했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당선되면서 보수텃밭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듬해 치러진 2011년 상반기 재·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 소속 손학규 후보가 분당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2012년 치러진 19대 총선에서는 전하진 새누리당 후보가 승리했다. 하지만,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재선에 성공했고, 20대 총선과 21대 총선에서는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 승리하면서 진보진영이 우위를 점했다.

다만, 20대 총선에서 보수진영은 전하진 새누리당 후보와 임태희 무소속 후보로 표심이 분열됐다. 승리한 김병욱 의원 득표율은 39.85%이고, 전하진 후보는 30.96%, 임태희 후보는 18.81%를 기록했다.

최근 선거에서는 보수가 연거푸 승리했다. 지난 대선 당시 분당에서 윤석열 대통령 55%, 이재명 민주당 후보 42.34%를 기록했고,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신상진 후보가 당선됐다.

여야의 엎치락뒤치락 흐름 속 여당에서는 이 지역 탈환을 위해 김은혜 당선인이 나섰다. 민주당에선 김영욱 의원이 현역 프리미엄을 무기로 3선 도전에 나섰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는 접전 양산을 보였다. 투표 당일 발표된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는 김병욱 51.7%, 김은혜 48.3%의 득표가 예상되며 김 의원의 승리가 예측되기도 했다.

치열한 접전의 승패를 가른 것은 '인물론'과 '개별표심'이 꼽힌다. 정권심판 여론이 강하게 불었지만, 지난 총선 이후 광역단체장 후보·홍보수석을 지내며 정치적 역량을 키운 김 당선인에게 유권자들이 표를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김 당선인은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분당갑에서 당선돼 지역 유권자에게 친숙한 인물이기도 하다.

지역 개발 표심도 김 당선인을 향한 것으로 분석된다. 분당의 최대 현안은 재개발·재건축으로 두 후보는 모두 자신이 적임자라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하지만, 재개발·재건축 선도지구 선정은 국토교통부 장관과 지자체장(성남시장)이 협의해 결정하게 돼 있는데, 이에 여당 후보인 김 당선인에게 힘이 실린 것으로 분석된다.

현역 김병욱 의원에겐 오리역 SRT 유치 실패 등 지지부진한 지역개발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선거에서 김 당선인은 △오리역세권 복합개발 △오리역+SRT+동천역 유기적 연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오리사옥 부지 기업 유치와 대형 할인마트 입점 등을 공약하며 현역 김병욱 의원 책임론을 공략했다.

김 당선인은 지난 총선에서 패배했던 여당이 패배했던 정자·금곡·구미동에서 승리했는데 이들 지역은 재개발·재건축 선도지구 후보단지가 있는 곳이다. 또한 구미동에는 오리역이 위치하고 있다.

김은혜 당선인은 선거 이후에도 선거운동과 같은 일정을 소화하며 지역구 곳곳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김 당선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분당 주민들의 바람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선거는 끝났지만 주민을 위한 여정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연일 당선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