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발 주호영 총리론 ‘명심‘ 담겼나…영수회담 선수치기

친명 좌장 5선 정성호 "굉장히 유능·유연"…이재명 의중 반영?
검사 시절 인연 박영선에는 반대…尹, '협치 이미지'만 줄까 우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2024.4.2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언급되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의 '차기 총리설'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특히,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이 주도하여 주 의원의 총리설을 띄우는 모습이다.

친명계가 앞장서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의중이 간접적으로 내비쳐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같이 하마평에 오른 민주당 소속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대한 총리 인선에는 부정적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회 본회의 인준이 필수적인 총리 인사에 대해 윤 대통령이 어떻게 개각 승부수를 띄울지 주목된다.

◇정성호 "굉장히 유능하고 유연하신 분"…이재명, 간접 의사 반영됐나?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명계 좌장이자 5선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전날(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주 의원은 제가 초선 때 같이 상임위 활동을 해서 가깝게 지냈고 잘 아는 사이인데 굉장히 원만하신 분"이라고 호평했다.

정 의원은 이어 "유연하고 정치력도 있으시고, 다만 어쨌든 전형적인 대구·경북(TK) 출신 아니겠냐. 그걸 뛰어넘어서 국민을 통합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은 좀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자가 '개인적으론 그 정도면 (국무총리로) 괜찮은가'라고 묻자 "굉장히 유연하신 분이다. 또 유능하다고 저는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지난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주 의원이 그래도 성정은 차분하고 합리적으로 알려진 사람이긴 하다"고 덧붙였다.

친명계 중 찐명(찐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들이 '주호영 총리설'을 연일 옹호함에 따라 이 대표의 의사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친명계 좌장으로 분류되는 정 의원은 지난 1월 부적절한 언사로 논란이 된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징계 여부를 놓고 이 대표와 직접적인 징계 수의를 논의할 만큼 막역한 사이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주요 결정을 내릴 때 정 의원의 조언을 듣는 등 그를 신임했던 점에서 그가 이번 '주호영 총리설'을 이끄는 데도 어느정도 이 대표의 의사가 반영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친명계 "박영선 협치 유능할지 의문"…尹과의 인연 크게 작용했나?

반면, 같이 하마평에 오른 박 전 장관에 대해서는 친명계는 물론 민주당 내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박 최고위원은 박 전 장관의 차기 총리설에 대해 "지나가는 일 아니었나 이렇게 생각된다"며 일축했다. 정 의원 역시 전날 라디오에서 박 전 장관에 대해 "굉장히 유능한 분이다"라면서도 "과연 내각을 통할함에 있어 각 부 장관들과 균형 있고 조화롭게 할 수 있을지 거기에 대한 확신은 서지 않는다"고 밝혔다.

같은당 출신인 박 전 장관의 배제 배경에는 검사 시절부터 이어져온 윤 대통령과의 친분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검사 시절부터 윤 대통령과 인연을 이어온 박 전 장관이 국무총리로서 되레 민주당의 의사 일정에 방해가 될 수 있을뿐더러, 자당 출신을 인선했다는 이유로 협치 이미지를 윤 대통령에게 각인 시켜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윤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댓글 조작 사건 수사팀장으로 있던 2013년 박 전 장관과 처음으로 친분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당시 수사팀장으로 있으면서 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빚었는데, 야당(민주통합당) 소속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었던 박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을 엄호했다. 이후 윤 대통령과 박 전 장관은 부부 동반 모임도 하며 친분을 이어왔다고 한다.

◇22대 개원 앞둔 민주, 행정부 협력 '필연적'…'협치 전적'있는 주호영이 더 낫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의사 일정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던 민주당은 이번 22대 국회에서만큼은 힘을 보태줄 행정부 내 수뇌부의 협력이 필연적이다. 그렇기에 민주당으로선 여당 소속으로 당내 영향력이 크며, 협치 전적이 있는 주 의원이 총리로서의 역할에 더 적합하다고 본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6선 고지에 오른 주 의원은 여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등장해 직무대행만 6차례나 지낸만큼 당내 정무에 대한 영향력이 크다.

또한, 주 의원은 원내대표로 있었던 지난 2022년 이태원 참사 발생 당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국정조사 불수용' 방침으로 당내 의견을 모은지 이틀 만에 '조건부 수용'을 내걸었던 전적이 있다. 당시에도 주 의원은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 반발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예산안과 민생법안 처리 협조를 얻기 위해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며 여당 의원들을 설득했다.

국회 본회의 인준의 필수적인 총리 인사에 대해 윤 대통령이 어떻게 개각 승부수를 띄울지 주목되는 가운데,총리 인선에는 조금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나 "후임 총리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용산 초청을 제안했기 때문에 그(영수회담 준비)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얘기를 주고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갤러리 라메르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