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영수회담' 사이 더 멀어져…노무현·박근혜·문재인 때도 '실패'

김대중, 8차례 최다 영수회담…이회창과 의약분업 해결 물꼬
노무현-박근혜 '대연정' 회담 실패…"지지율 반등 사례 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후 3시 30분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화 통화를 통해 다음주 적당한 시기에 용산에서 회동할 것을 제안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지난 2023년 10월 31일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국회시정연설을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는 모습. (뉴스1 DB)2024.4.19/뉴스1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르면 이번 주 영수회담을 통해 만날 예정인 가운데 역대 영수회담 성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통상 영수회담은 대통령이 제1야당에 협조를 구해야 할 상황에서 성사됐다. 이번에도 4·10 총선 패배로 인적 쇄신을 단행하려는 윤 대통령은 국무총리 임명 등에서 이 대표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역대 영수회담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는 2000년 6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회담이 꼽힌다.

당시 김대중 정부는 의약 분업을 추진해 의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었고 한나라당은 이에 의약 분업 실시를 미루자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양자가 만나 약사의 임의조제 금지를 포함한 약사법 개정에 뜻을 모으고 이후 의료계, 약계, 정부가 합의를 이루면서 의약분업이 실시됐다.

김 대통령은 이회창 총재와 총 7차례 영수회담을 가지며 남북정상회담, 미국 9·11 테러에 따른 민생 안정 조치 등에서 초당적 협력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김 대통령은 조순 한나라당 총재와도 한 차례 만나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많은 총 8차례의 영수회담을 실시했다.

다만 영수회담은 성공보다는 실패 사례가 더 많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여야 간 입장차가 큰 상황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기 쉽지 않은 데다 야당 입장에선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할 좋은 기회일 수도 있는 탓이다. 정치 양극화와 그에 따른 여야 진영 대결이 고착화된 점도 영수회담의 실패 확률을 높인다는 평가다.

대표적 실패 사례로는 2005년 9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영수회담이 회자된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중·대선거구제로의 선거제 개편을 동의해 주면 국무총리를 포함한 내각 임명권을 한나라당에 넘기겠다며 '대연정'을 제안했으나 박 대표는 거절했다.

노 대통령은 이외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의 회동을 포함해 총 두 차례 영수회담을 열었다. 야당 시절 영수회담에서 노 대통령을 공격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제1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은 개최하지 않았다. 여야 대표·원내대표를 포함한 다자회담 방식으로 정치권과 소통했다.

2018년 4월 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영수회담 역시 실패 사례로 거론된다. 문 대통령은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홍 대표에게 협조를 구했으나 서로 간 입장차만 확인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전날 YTN라디오에서 역대 영수회담에 대해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는 건 김대중 정부 시절 이 총재와의 만남이다. 두 분의 만남으로 의약분업 사태가 잘 해결됐다"면서도 "다만 실패 사례는 굉장히 많다. 지지율이 오르거나 반등한 사레는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양측이 뜻이 맞으면서 만나게 됐는데 워낙 각자의 입장차가 있기 때문에 입장을 확인하고 인사하고 물꼬를 트는 정도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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