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 이재명이 노리는 것…부자 증세하고 돈 풀어라

정부·여당 '포퓰리즘'이라고 반대했던 횡재세 다시 거론
'민생회복지원금 1인당 25만원'과 함께 받기 어려운 의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횡재세' 도입을 다시 꺼내 들었다. 영수회담을 앞두고 민주당의 색깔이 뚜렷한 의제를 테이블에 올려 정국의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3일 야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유가 시대에 국민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더욱 적극적인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횡재세를 언급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횡재세를 당론으로 추진했다. 횡재세는 큰 초과수익을 누린 금융사들로부터 수익을 일정 부분 환수해, 금융 취약계층 및 소상공인 등 금융소비자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지원 사업에 쓰이도록 하는 내용이다.

정부·여당은 횡재세를 두고 '포퓰리즘'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중 과세, 시장 경제 역행으로 혁신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정부·여당은 보고 있다.

이번 영수회담은 윤석열 대통령의 제안으로 추진 중이지만, 횡재세는 반(反)시장 정책인 만큼 대통령실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건전 재정 기조를 고수하고 있는 대통령실로선 이 대표가 공약한 '민생회복지원금 1인당 25만 원'과 함께 받아들일 수 없는 의제나 다름없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당원과의 만남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윤 대통령과 잠깐 통화했는데 25만원 재난지원금은 그때(영수회담에서) 얘기를 나누면 될 것 같다"며 "재난지원금 문제를 주로 얘기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표가 총선 과정에서 내놓은 민생회복지원금에 필요한 예산은 약 13조원으로 추산된다. 이 대표는 재원 조달 방법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제시했고, 민주당도 이 대표의 의지에 맞춰 추경을 띄우며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홍익표 원내대표는 추경에 반대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염치도 없고 명분도 없는 무책임한 행태"라며 "확장적 재정, 적극적 재정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 대표의 횡재세 카드는 영수회담을 겨냥 정부·여당에 재정 집행의 기조를 180도 바꾸도록 압박해 정주도권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당내에서 채상병 특검을 포함해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주가조작 의혹)까지 쟁점 사안을 의제에 올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며 수싸움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