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25만원 맞서 이·조심판론 중도 마음 못 얻어"…낙선자들 쓴소리
"이·조 심판론 빼곤 무기 없어"…25만원 맞서 '감세' 공약 했어야
"지는데 익숙해져"·"샐러리맨 보수정당" 2시간 내내 자성 목소리
- 조현기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제22대 국회에 입성하지 못한 국민의힘 낙선자들이 22일 여당이 현재 상황대로 가면 '영남 자민련'과 '수포정당'(수도권 포기 정당)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에 맞설 제대로 된 공약을 제시하지 못한 점을 한 목소리로 패배 원인으로 지적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를 개최했다. 앞서 18일 당선인을 대상으로 세미나에서 이뤄진 총선 참패의 후속 논의 성격이다.
세미나에는 윤 의원을 비롯해 이승환(서울 중랑을), 함운경(서울 마포갑), 박상수(인천 서구갑), 박진호(경기 김포갑), 류제화(세종갑) 후보와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윤 의원은 이날 세미나 개회사에서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며 네크라소프의 시구를 인용해 "당장 당이 혁신이든 만들어서 몸부림칠 때"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날 참석자들에게 총선 패배의 원인을 이야기해달라고 간청했다.
박상수 후보는 "선거 기간 민주당은 25만원을 준다고 하면, 국민의힘은 30만원을 줘야 하지 않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조 심판론 외에 우리 당엔 그런 무기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뒤이어 이승환 후보도 "우리는 무능한 조폭이었고, 저들은 유능한 양아치였다"고 비유하며 "(민주당은) 25만원 지급을 이야기하면서 (국민들에게) 유능하게 비쳤지만, 이·조심판론과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것에 매몰돼 수도권 중도의 마음을 전혀 얻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함운경 후보도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을 '좌파 포퓰리즘'이라고 꼬집으며 총선 기간 여기에 대항해 "부가가치세 50% 감면 등 감세를 했어야 했다"며 전략 부재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민의힘은 '상위 1%+하위 50%' 연합 전략으로 가야된다"고 조언했다.
류제화 후보 역시 선거 기간 들었던 이야기를 언급하며 "집권여당은 여러 행정력 수단 갖고 있는데 왜 야당을 향해서 이야기하냐. (국민의힘이) 무능하다고 이야기했다"며 "이번 총선에 우리 당만의 선명한 비전과 가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 중 유일하게 당 외부에서 온 박명호 교수는 국민의힘을 향해 "지는 데 익숙해진 정당이 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영남 자민련, 수포론(수도권 포기론)으로 존재감을 상실했다"며 "샐러리맨 보수정당이 된 것이 아니냐"고 쓴소리를 날리며 변화와 혁신을 통한 보수 재건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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