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판이 바뀌다] 서울 보수화, 경기 진보화…민심 숨은 1㎝ '부동산'
민주, 텃밭 서울서 부동산 민감 마용성 패배, 영등포-양천 접전
경기도선 이천-포천-여주 등서 야당이 국민의힘 맹추격
- 정재민 기자, 노선웅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노선웅 기자 = 4·10 총선은 더불어민주당의 175석 압승으로 끝났다. 최대 격전지 수도권에서는 122곳 중 더불어민주당이 102석을 확보한 반면 국민의힘은 19석에 그쳤다.
다만 세부적인 득표율 수치를 살펴보면 서울 득표율 격차가 4년 만에 10.1%포인트(p)에서 5.9%p로 줄었다. 서울에선 초접전지가 늘며 보수화 현상이 눈에 띄었다.
특히 재개발, 재건축 지역을 중심으로 여야 격차가 줄거나, 당선자 색깔이 바뀌는 곳이 속출했다. 결국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선 윤석열 정권 심판론 못지않게 부동산 심판론의 영향력도 상당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서울 부동산 자산의 가치가 폭등하면서 부동산이 계층 상승의 사다리가 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선거에서는 부동산 자산이 많은 계층이 보수진영의 지지기반이 된다.
반대로 무주택자들은 '벼락거지'라는 푸념이 현실이 됐다. 높아진 부동산 가격을 감당하지 못해 서울에서 경기도로 거주지를 옮기는 가구가 꾸준히 생기면서 경기도 인구가 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서울에서 37석, 국민의힘은 11석을 차지했다. 4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4석이 줄고 3석이 늘었다. 이중 초접전지로 분류되는 지역구는 서울 마포갑, 용산, 도봉갑, 강동갑, 광진을, 양천갑, 영등포을, 송파병, 중·성동을 등 9개 지역이다.
민주당은 동작을, 마포갑, 도봉갑 의석을 국민의힘에 내줬다. 동작과 마포는 준강남,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으로 불리며 부동산 시장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는 지역이다.
특히 새로운 정치 1번지로 떠오른 서울 용산의 경우 4년 전 총선보다 민심이 국민의힘 편을 들어주면서 부동산 가격, 재건축에 민감한 용산 주민들이 보수를 선택했다.
도봉갑의 경우 창동역세권 개발사업이란 이슈가 있다. 동작을의 경우 진행 중인 흑석뉴타운 등 부동산 민심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들 11개 선거구를 포함해 양천갑, 영등포을, 송파병 등 총 14개 선거구에서 비례대표 선거 1위를 차지했다.
강남 3구 8개 지역에선 7개 지역을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서울 서남권에선 여의도와 목동이 포함된 서울 영등포을과 양천갑에서 민주당이 의석을 차지했지만 박빙의 승부를 보였다.
서울 강동갑에서도 유사했다. 민주당이 내리 3선을 했지만, 부촌을 중심으로 국민의힘 지지세가 늘어 격차는 줄었다.
반면 경기도는 '천당 아래 분당'으로 불리는 경기 성남 분당의 두 지역구 모두 국민의힘이 차지하면서 국민의힘 강세가 예상됐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민주당의 약진이 돋보였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 경기도 60석 가운데 53석을 차지했다. 지난 총선보다 2석이 늘었다. 평균 득표율도 지난 총선 54.3%에서 54.8%로 늘었다. 그중 격전지는 경기 분당을, 이천, 포천·가평, 화성을, 용인병, 하남갑, 수원정, 안성, 용인정 등이다.
국민의힘의 경우 GTX 수혜 지역인 고양 일산, 용인에서 전패했다.
민주당은 기존 승리했던 선거구를 대다수 수성했을 뿐 아니라 평택을, 고양갑, 용인갑 등을 탈환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전통 텃밭으로 분류되던 이천, 포천 가평, 여주 양평 등에서 맹추격하며 접전을 벌였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재개발 이슈로 인해 2030, 서민들은 경기도로 빠지고 6070, 부유층이 서울로 진입하면서 손바뀜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한강벨트'의 경우 더 보수화가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 21대 총선이 워낙 이례적이었기 때문에 이런 흐름이 고착화됐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덧붙였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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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192 대 108이라는 숫자는 이 구도로 4년간 국민 뜻을 받들라는 명령이다. 선거 결과는 윤석열 정부 심판이다. 그러나 이런 정치적 의미보다 더 중요한 변화가 있다. 이번 총선은 전통적 선거 공식이 깨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치지형의 근본틀이 바뀌고 있다. 선거를 결정짓는 기본 토대는 이념, 세대, 지역이다. 더이상 20대를 진보로 단정할 수 없고 60대를 보수로 규정할 수 없다. 서울을 진보 우세로, 부산을 정통보수로 여기는 분석틀도 깨졌다. 온라인 시대가 30년이 지났고 유튜브가 대세가 된 22대 총선. 이전과 전혀 다른 그 변화의 지점들을 차례로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