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당 교섭단체 구성 '빨간불'…말바꾼 민주·거리두는 군소정당

조국혁신당, 원내 교섭단체 위해 8석 필요…등돌리는 군소정당
'구성요건 완화' 총선 후 말 바꾼 민주, "쉽지 않을 것" 견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3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4.1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22대 국회에서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이 '원내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총선 전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안을 제안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선거가 끝나자 말을 바꿨고 군소 정당들도 합류에 거리를 뒀기 때문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이 국회법을 개정해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하향하지 않는다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해 22대 국회에 진입한 모든 야권과 연대해야 한다. 현행 국회법상 한 정당이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려면 최소 20석 이상의 의석이 필요하다.

4.10 총선에서 12석을 차지한 조국혁신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려면 △진보당 3석 △기본소득당 1석 △사회민주당 1석 △새로운미래 1석 △더불어민주연합(민주당 비례위성정당) 2석 등 남은 범야권 '8석'을 모두 끌어모아야 가능하다.

그러나 이 중 새로운미래 측과 더불어민주연합 시민사회 몫 당선인들은 조국혁신당 합류에 선을 그었다. 진보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당선인들도 민주당과 민주연합이 합당 후 제명 절차에 돌입하면 각자 정당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지난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조국혁신당 입당, 원내 교섭단체 구성, 민주당 입당 혹은 합당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 모두 사실이 아니다"며 "지금은 총선 민심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미화 민주연합 시민사회 몫 당선인도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혁신당에 합류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며, 논의한 바도 없다"며 "더불어민주연합을 지지해 주신 시민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저는 시민들의 뜻을 받들어 더불어민주연합 정치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윤 당선인도 시민사회와 같이 상의해 결정하겠다며 결정을 유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혁신당은 총선 기간 교섭단체 구성 요건 20석을 10석으로 낮추는 방안도 추진해 왔다. 앞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달 5일 용혜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당선인(당시 새진보연합 상임선대위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현재는 20석이지만, 10석으로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도 같은 달 27일 '22대 총선 정치개혁 정책'을 발표하면서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민석 당시 민주당 선거대책위 상황실장은 "구체적 기준을 숫자로 제시하는 게 적절치 않지만, 싸우지 않는 상생 국회라는 측면에서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하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대표는 이에 지난 3일 서울 동작구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김민석 민주당 의원이 원내 교섭단체 수를 현재 20석에서 낮추겠다고 얘기했는데 실현된다면 저희 발언권이 더 높아질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화답이 왔다 갔다 하는 사이라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선이 끝나자 민주당은 공약 이행이 쉽지 않다며 말을 바꿨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17일 "22대 국회에서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제도 개선안이지 않나"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17일 라디오에서 "18개 상임위의 교섭단체는 의사일정을 진행하는 간사를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상임위의 숫자보다는 많아야 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한다"고 미온적 반응을 보였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18일 라디오에서 "조국혁신당에 의원을 빌려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이 몸집을 키우는 조국혁신당을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총선 전부터 '단독으로 과반을 확보해 신속한 개헌 입법 추진'을 강조해 왔던 민주당 입장에선 조국혁신당을 교섭단체로 키워 캐스팅보트를 쥐게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민주당 내 친문계 의원들이 조국혁신당을 중심으로 뭉치는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