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재명 회담은 결단했지만…"언제든 만나자"는 조국도 만날까
문 정부 악연·12석 소수정당…조국도 만날지는 불투명
만나면 득보다 실…"조국 같은 사람 부담스럽긴 할 것"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4·10 총선에서 참패한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다. 역대 최저 국정 지지율을 기록하며 위기에 몰린 윤 대통령은 야당과 협치에 물꼬를 터 국면을 전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윤 대통령이 "언제든 만나자"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제안도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대통령실과 민주당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오후 3시30분부터 약 4분여간 이 대표와 통화하고 다음 주 용산에서 만날 것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많은 국가적 과제와 민생 현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만나자고 화답했다. 양측은 이르면 다음 주 첫 영수 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첫 영수 회담이 성사되면서 윤 대통령이 22대 국회에서 원내 제3당 대표가 될 조 대표와도 만날지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제1야당뿐만 아니라 여야 5당 대표와 청와대에서 오찬을 하는 등 다자회담을 통해 현안을 논의해 왔다. 윤 대통령은 아직 다른 야당 대표들과의 회동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조 대표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내 제3당의 대표인 나는 언제 어떤 형식이건 윤 대통령을 만날 수 있길 희망한다"며 "공개회동 자리에서 예의를 갖추며 단호하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공개요청에 대한 대통령실의 답변을 기다린다"고 적었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지금은 대통령실 비서실장 교체 등 인적 쇄신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단은 내부 체제 정비가 우선이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총선 기간 정부에 날을 세워 온 조 대표를 만날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먼저 윤 대통령과 조 대표는 깊은 악연으로 얽혀있다. 지난 2019년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 대표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되며 윤석열 검찰총장과 문재인 정부 간의 마찰이 시작됐다. 장관 후보자였던 조 대표는 윤 총장에 의해 강력한 수사를 받았고 이른바 '조국 사태'가 촉발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이번 총선에서 패배하고 나서야 그동안 여러 차례 거절해 온 이 대표와의 회담을 추진한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12석의 소수 정당의 대표인 조 대표를 만날지는 미지수다. 앞서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영수 회담을 제안했지만 모두 '방탄전략'이라며 거절당한 바 있다.
윤 대통령 입장에선 '만남 시 강경 발언'을 예고한 조 대표를 만나지 않아도 손해가 없다는 점과 조 대표를 만날 경우 조국혁신당을 협치의 대상으로 인정해 세력을 키워준다는 점에서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통은 단독으로 만나는 것을 대통령은 꺼리기 마련"이라며 "조국이나 이준석 같은 사람이 참 부담스럽기는 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국혁신당은 전날 성사된 영수 회담과 관련한 별도의 입장 표명은 없었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에게 회동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 대표가 거론한 '단호하게 하고 싶은 말'에 대해서는 "총선 때 늘 해왔던 얘기"라고 말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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