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지원금, '이채양명주'…尹·李 영수회담 뜨거운 의제 '가득'

내주 윤석열·이재명 용산서 첫 영수회담 "가급적 빠른 시일 만나자"
이재명 "민생경제 회복 중심으로 얘기" 현안은 "그때 얘기 나눠야"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후 3시 30분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화 통화를 통해 다음주 적당한 시기에 용산에서 회동할 것을 제안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사진은 22년 윤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하는 모습(왼쪽.대통령실 제공)과 이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DB)2024.4.19/뉴스1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음 주 회동한다. 이 대표가 당대표에 취임한 지난 2022년 8월 이후 성사된 첫 영수회담이다. 그동안 대통령과 야당은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의결과 거부권 행사로 맞서 왔기 때문에 이번 회담의 논의 테이블에 어느 수위의 의제가 오를지 주목된다.

대통령실과 민주당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9일 오후 3시30분부터 약 4분여간 이 대표와 통화하고 다음 주 용산에서 만날 것을 제안했다. 이에 이 대표는 많은 국가적 과제와 민생 현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만나자고 화답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제안을 환영한다"며 "'민생이 어렵다'라는 말로 모자랄 만큼 국민 여러분의 하루하루가 고되고 지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후 강 대변인은 '대통령실에 구체적으로 제안할 사항이 정해졌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추후에 이제 여러 가지 실무적으로 조율하면서 안건을 포함해서 논의가 있을 걸로 보인다"며 "국정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고 현장 민생이 정말로 어렵다. 관련해서 여야 할 것 없이 허심탄회한 얘기가 오고 갈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이번 영수 회담에서는 주로 민생과 경제에 대한 얘기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총선 과정에서 민생 회복에 활력을 줄 수 있다며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을 지역화폐 방식으로 지원하자고 제안해 왔다. 민생회복지원금 편성에는 약 13조원이 든다.

앞서 정부와 여당은 막대한 재정이 든다며 거절해 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총선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며 "무분별한 현금 지원과 포퓰리즘은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난 17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정부에선 민생회복 지원금 지급에 대해서 예산 재원 마련 대책이라든지 고민해야 한다"며 전향적 목소리를 내기도 해 이번 회담에서 윤 대통령이 입장을 바꿔 이 대표의 공약을 수용할지 주목된다.

이 대표가 영수 회담에서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총선 이후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 국정기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심지어 여당 내부에서조차 국정기조에 대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에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가 힘을 합치자"며 "정부 여당의 전향적인 국정기조 전환을, 정치 복원을 위한 실질적인 변화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민주당이 총선 기간 정권심판론을 강조하며 내걸었던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주가조작 의혹) 등 민감한 문제도 논의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민주당은 다음 달 2일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에도 서울 여의도 당사 당원존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윤 대통령이 전화해서 잠깐 통화했다"며 "'영수 회담'에서 민생경제 회복을 중심으로 얘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이채양명주, 민생경제 회복, 위대한 대한민국 되찾기 위한 실질적 노력을 해야 한다'는 사전 취합된 한 당원의 요구사항을 보며 "맞는 말이다. 그때(윤 대통령과 만날 때) 얘기들을 나누면 될 것 같다. 재난지원금 문제 얘기를 주로 해야 하는데, 민생 관련된 개선책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영수 회담 주제는) 민생회복 긴급조치 등 민생중심이 된다고 보면 된다"며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고민해 봐야 한다"고 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