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 "김건희·채상병 특검법 조건부 수용…수도권 당대표 뽑아야"

[인터뷰]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선인
수도권 당대표 필요…尹정부 '소통'·'유능'·'신뢰'

4·10 총선 서울 도봉갑 국민의힘 김재섭 당선인이 지난 16일 서울 도봉구 김재섭 당선인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 하고 있다. 2024.4.1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장수영 정윤경 기자 = "바꿔야 합니다."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 험지인 서울 도봉갑 지역에서 승리한 김재섭 당선인의 바꾸겠단 열정적인 의지가 사무실 공기를 가득 메웠다. 김 당선인은 MZ세대(1987년생) 정치 신인으로 야권의 텃밭에서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깃발을 꽂았다. 이 지역에서 보수정당 후보가 국회의원이 된 것은 18대 신지호 의원 이후 12년 만이다.

그는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물론 본인이 당선된 지역구인 도봉갑 역시 30~40년째 변화가 없다며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엇보다 '수도권·30대·비주류'으로 힘겹게 당선된 그는 이번 총선 108석이란 참패를 극복하기 위해선 당내에 '젊은 보수' 바람을 불어넣겠단 의견을 밝혔다.

당내에서 그동안 일종의 터부시됐던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그는 일부 독소조항을 제외하곤 '조건부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과감한 입장을 밝혔다. 또 대통령실을 향해서도 '소통'·'유능'·'신뢰' 받는 윤석열 정부를 위해서 좀 더 과감히 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여당 참패' 수습 위해 "수도권 당대표"필요…尹 정부 더 변해야

김 당선인은 이번 총선 참패를 수습하기 위해선 '수도권 당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수도권 민심'을 제대로 모르면 앞으로 선거에서 승리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수도권에 120석, 우리나라 인구의 거의 과반 가까이 살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선거·총선·대선 모두 수도권의 민심을 놓치곤 선거 승리를 할 수 없다"면서 "수도권에서 매서운 바람을 느껴본 사람이 '이대로 가면 죽는다'라는 위기 의식을 갖고 지도부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15일 오전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과 관련해서도 "조금 부족했다"며 "'진짜 달라졌다'라는 확실한 키워드 몇 개가 더 들어가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여당을 향해 "채상병·김건희 특검범 두 사안 모두 독소 조항을 제외하고 여야가 합리적으로 특검을 추천해 줄 수 있는 인물이 나오면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며 "우리 (당이) 이것을 뭉개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실에서도 "박정훈 대령에 대한 소를 취하는 문제 등도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정이 호흡을 맞춰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김 당선인은 학창 시절 스승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향해서도 "학교 다닐 때도, 법무부 장관일 때도, 민정수석일 때도 멋있는 말을 많이 하셨는데 대부분 위선인 것으로 밝혀졌다"며 "본인이 하신 말을 잘 지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한 말도 지키지 못하면서 야당 대표로서, 대통령의 국정 파트너로서 지위를 요구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4·10 총선 서울 도봉갑 국민의힘 김재섭 당선인이 지난 16일 서울 도봉구 김재섭 당선인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 하고 있다. 2024.4.1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 다음 주 아기 아빠…"20년 뒤 우리 아빠 투표할만 생각들게 하고파"

정치 현안 뿐만 아니라 김 당선인은 초선 의원으로서 국회에 첫발을 내딛는 만큼 '포부'도 당차게 밝혔다. 그는 다음 주 아기 아빠가 될 예정이기도 하다.

김 당선인은 "20년 뒤 (태어날 아기가) 투표권이 생겼을 때, 김재섭을 보고 '우리 아버지 투표할 만하다'는 생각이 드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미래 담론을 제도권 안으로 가지고 오고 싶다"며 예를 들어 "보수 정당이 오히려 '기후 정책'을 먼저 내놓고 주도권을 가져가는 모습을 꿈꾼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이 지역이 '민주당 텃밭'이란 프레임은 왜곡됐다며 이 부분을 바로 잡고 싶다고 도봉 토박이로서 애틋함을 드러냈다. 김 당선인은 도봉 창동에서 태어나 이 지역에서 살았다.

김 당선인은 "도봉은 그동안 민주당이여서가 아니라 '큰 인물'이었던 김근태와 인재근을 뽑아준 것이다. 김근태·인재근 강세 지역이지, 민주당 강세 지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저 역시 그들과 어깨를 견줄만큼 큰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아울러 김 당선인은 1980년대 이후 큰 변화가 없는 도봉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며 창동역을 중심으로 교통·주거·산업 3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켜 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창동역 지하로 통과하는 GTX C노선에 SRT와 KTX를 함께 넣어보겠다며 이를 계기로 지역이 한 번 들썩이며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도봉갑은 그동안 국민의힘의 대표적인 험지였다. 18대 총선을 제외하고 이 지역에선 고(故) 김근태 전 의원이 15대에서 17대까지, 부인인 인재근 의원이 19대부터 21대까지 총 6선을 기록했다. 지난 총선에서 쓴맛을 본 김 당선인은 이번 총선에선 49.05%를 얻어 '차은우보다 이재명'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안귀령 민주당 후보를 1.15%포인트(p) 차이로 꺾고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4·10 총선 서울 도봉갑 국민의힘 김재섭 당선인이 지난 16일 서울 도봉구 김재섭 당선인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 중 당선증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4.4.1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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