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만 없었다면" "망언·부동산 없었다면"…여야 들끓는 총선 책임론
김준혁·양문석 지역 무효표 많아…민주당 지지층 투표 포기한 듯
여권서 수도권 참패 두고 이종섭·대파논란 등 '용산 책임론'도
- 강수련 기자,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신윤하 기자 = 22대 총선에서 역대급 '여소야대'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은 175석으로 압승했음에도 '망언·부동산' 논란으로 의석수를 잃었을 거라는 내부 지적이 나온다. 108석 확보에 그쳐 참패한 국민의힘·국민의미래는 '대파 논란' 등을 두고 용산책임론이 나온다.
12일 22대 총선 결과를 보면 '이대생 미군 성상납'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군 위안부 성관계' 발언 등으로 논란이 된 김준혁 후보와 '딸 부동산 편법 대출' 논란이 있던 양문석 후보가 나란히 국회로 입성했다.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를 보면 해당 지역구에서 무효표가 인근 지역보다 이례적으로 높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김 후보가 출마한 경기 수원정에서는 무효표가 4696표(3.3%)로 집계됐다. 인근 지역구 수원갑(1468표), 수원을(1826표), 수원병(1573표), 수원무(1922표)에서 무효표 비율이 1.1~1.3% 수준인 것에 비해 3배가량 높다.
양 후보 지역구인 경기 안산갑에서도 무효표가 2308표(2.2%)로 안산을(1789표, 1.5%)과 안산병(1367표, 1.2%)에 비해 높게 집계됐다.
선관위에 따르면 무효표는 어느 칸에도 표시하지 않았거나, 후보자나 정당 투표에서 2개란 이상에 기표를 한 경우 등에 해당한다. 다만 기표가 일부분 표시됐지만 정규 기표용구임이 확인된 경우, 다른 후보자란이 인주로 더럽혀진 경우 등은 유효표로 인정된다.
이 지역에서 무효표가 무더기로 나온 건 지역구 유권자들이 의도적으로 투표를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민주당 후보에 대한 불신·불만으로 어떤 후보도 찍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에선 용산 책임론이 제기된다. 이종섭 전 주호주 대사 출국 과정에서의 논란과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의 '언론 회칼 테러' 발언, 의정 갈등 장기화, 윤 대통령의 '875원 대파' 발언 등 용산발 악재가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였다는 평가다.
당 일각에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등판으로 끌어올린 분위기와 민주당의 공천 파동으로 얻은 반사이익이 용산 리스크 때문에 금방 꺼져버렸단 아쉬움을 토로한다.
한 위원장이 공식 선거 운동에서 '이·조 심판'을 강조했지만 용산발 논란으로 돌아선 수도권 및 중도층 민심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
각종 논란에도 김·양 후보를 안고 가기로 한 민주당에 실망한 야권 지지표 이탈과 대통령실발 악재로 실망한 여권 지지표의 이탈로 인해 여야 모두 지켜야 했던 지역을 뺏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의 경우 '정권심판론'을 내세우며 탈환 의지를 불태운 서울 용산, 동작을 지역 등에서도 결국 패했다. '리턴매치'였던 용산의 경우 직전 총선 표차보다 오히려 벌어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수도권에 공을 들였던 국민의힘은 수도권 122곳 중 19곳에서만 표심을 얻는 등 사실상 대패했다. 특히 한강벨트(마포 용산 성동 동작 영등포) 9개 지역에선 3곳(마포갑, 용산 동작을)만 확보했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각 후보의 막판 논란이 커지지 않았다면 박빙 지역구에서 민주당이 의석을 더 많이 차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두 후보 논란이 선거 승패 자체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았을 수 있다"면서도 "부동산과 막말 논란에 대해 당내 사전 검증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뉴스1에 "이번 총선 참패는 대통령실의 책임이 크다"며 "이종섭·황상무 논란 당시 결론적으로 한 위원장의 요구를 들어주긴 했으나 각을 세울 필요도 없었는데 고집을 부렸다. 수도권 출마자들은 그걸 지켜보며 애가 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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