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기회는 있었다'…세 번의 '윤한 갈등' 놓치고 '대파 치명상'
여권에선 '디올백·런종섭' 등 윤한 갈등이 주요 악재로 작용…정권 심판론↑
야권에선 '비명 횡사' 공천 파동 비판 목소리 커…'설화' 리스크는 막판 변수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22대 총선의 막이 내렸다. 국민의힘은 108석, 더불어민주당은 175석을 차지했다. 집권 여당은 간신히 탄핵 저지선(100석)을 지켜냈지만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사실상 입법권이 제한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확보한 의석에 조국혁신당(12석) 등 진보 계열 및 정권 심판을 내건 범야권 정당의 의석수를 합하면 192석에 달한다. 민심이 정부 견제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선거 표심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던 순간들을 정리했다.
◇ 세번의 윤-한 갈등…번번히 봉합
22대 총선을 앞두고 위기감을 느낀 국민의힘은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했다. 비대위 체제가 꾸려진 후 한 위원장의 리더십은 3차례 발발한 '윤한 갈등'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논란을 두고 비판이 일자 한 위원장은 "국민이 걱정할 부분이 있다"고 날을 세웠고, 대통령실에선 사퇴를 요구하는 등 당정 갈등이 본격화되다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의 만남 이후 봉합됐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윤한 갈등은 이어졌다. 해병대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도피 출국',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 등으로 정권 심판론이 탄력을 받자 한 위원장은 이 대사의 귀국 및 황 수석의 사퇴를 요구했다. 용산 대통령실은 20일 황 수석, 29일 이 대사의 사의를 받아들였지만 총선을 2주 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민심을 수습하기엔 다소 늦은 결단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비명횡사 친명횡재 구호에 야당 지지세 급락
여당에 '윤한 갈등'의 악재가 있었다면 더불어민주당엔 '비명횡사'로 일컬어지는 공천 파동이 비판받았다. 현역 의원의 하위 20% 평가에 따른 감산 페널티 및 컷오프(공천배제)가 비명(이재명)계 의원들에게 집중되고, 양부남, 김동아 등 '친명'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양지에 출마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다.
'친문(문재인)'계로 분류되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홍영표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컷오프됐다. 이외에도 비명계로 분류되는 박광온·박용진·윤영찬 등 의원들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4선을 지낸 국회부의장 출신 김영주 의원은 하위 평가 통보에 반발해 탈당, 국민의힘에 합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내홍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비명계 의원 및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 호소, 김부겸 전 국무총리 및 이해찬 전 대표와의 '스리톱' 선대위 운영 등을 통해 갈등을 봉합, 상승세를 탔다.
◇못된 입들…정치권 '영원한 리스크'로 등장
총선 후보들의 '설화' 리스크는 양당 모두 고비를 겪었다. 국민의힘의 경우 지역구 공천이 진행되던 3월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 개입을 주장한 도태우 후보와 난교 비유, 서울 시민 비하 등으로 논란이 된 장예찬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하지만 유세 도중 "문재인 직이야(죽여야)돼"란 막말로 논란이 된 윤영석 후보, 대통령의 하나로마트 방문 후 고물가의 상징이 된 '875원 대파'를 옹호한 이수정 후보의 발언이 표심에 악영향을 미치는 건 막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쪽에선 나란히 국회에 입성한 김준혁/양문석 후보가 실언으로 연일 공세에 휩싸였다. 김 후보는 과거 유튜브 등 SNS에서 이대생 성 상납, 퇴계 이황 비하 발언 등 역사 왜곡 및 막말 발언으로 거센 사퇴 요구를 받았다. 장녀 명의로 사업자 대출을 편법으로 활용해 아파트를 구매한 양 후보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막말로 비난을 받았다. 선거 막판에 이들 후보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커지면서 주요 격전지 표심에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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